올해 코스피 주축은 기관 투자자..총 11조9150억원 순매수
[아시아경제 이솔 기자]다사다난했던 2011년 주식시장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표를 받아든 투자주체는 기관 투자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기금을 중심으로 한 기관은 주요 투자자들 가운데 유일하게 연간 기준 매수 우위로 한해 농사를 마감했다.
30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2011년 들어 기관 투자자들이 순매수한 코스피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14.80%로 나타났다. 코스피 연간 수익률인 -10.98%와 비교하면 상당히 좋은 성적이다. 만도(59.69%)와 엔씨소프트(47.48%), 한국타이어(42.52%), SK C&C(34.17%)가 좋은 성적을 내면서 기관 투자자들의 수익률 업그레이드를 주도했다.
기관의 장바구니에 가장 많이 담긴 종목은 대장주 삼성전자로 이 회사도 올 들어 사상 최고치(108만4000 원)를 경신하며 기관 투자자들의 효자 종목이 됐다. 삼성전자의 2011년 한해 등락률은 11.49%. 기관이 집중적으로 매수한 종목 가운데 연간 수익률이 코스피 평균을 하회한 경우는 포스코(-21.97%)와 GS건설(-20.60%) 두 종목뿐이었다. 기관 투자자는 2011년 코스피 시장에서 꾸준히 매수 기조(11조9147억원 순매수)를 유지한 유일한 투자주체로, 그만큼 시장 영향력도 컸음을 보여준 셈이다.
국내 증시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경우, 시장 평균 보다는 높지만 기관 투자자들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익률은 거뒀다. 2011년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 0.66%로 집계됐다. 외국인은 기관과 마찬가지로 만도(59.69%)와 SK C&C(34.17%)에서 높은 수익을 냈고 현대해상(31.93%)과 동부화재(18.67%)에서 거둔 성과도 좋았다. 반면 외국인 순매수 상위 2위와 8위 종목에 이름을 올린 금융업종 양대 산맥 KB금융(-39.50%)과 신한지주(-24.86%)는 시장 평균을 밑도는 성적을 냈다. 2011년 한해 외국인의 러브콜을 가장 많이 받은 종목은 하이닉스(-8.54%)로 조사됐다.
외국인의 경우 8월 이후 지속된 박스권 장세에서 경기 민감주와 경기 방어주의 비중을 조절해가며 시장 흐름에 대응했다. 박승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횡보 장세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박스권 하단에서는 IT와 자동차, 화학 등 경기 민감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박스권 상단에서는 자산의 일부를 방어적 성격의 종목들로 교체했다"며 "하반기 박스권 내에서 지수 흐름은 외국인의 매매 방향과 함께 움직였다"고 진단했다.
한편 개미들이 매수에 열을 올렸던 코스피 종목들의 경우 대체로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개인 투자자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32.77%를 기록해 코스피 평균인 -10.98%를 큰 폭 밑돈 것.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현대중공업이 41.99% 하락하며 거의 반토막 났고 OCI(-33.48%)와 LG전자(-36.95%), LG디스플레이(-38.44%), 한진해운(-70.52%)도 저조한 성적을 냈다.
이솔 기자 pinetree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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