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동아제약이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위해 일본 제약사로부터 570억원을 투자 받은 이면에는 '경영권 안정'이라는 포석이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동아제약은 최근 'DM바이오'에 570억원 규모(우선주 61만 3000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했다.
DM바이오는 동아제약이 바이오시밀러 개발 파트너로 선택한 일본 메이지세이카파마사와 합의해 설립한 특수목적 회사다. 차후 양사간 조인트벤처로 바뀔 것이지만 현재는 메이지측 소유다. 따라서 동아제약 우선주 61만주는 사실상 메이지측을 상대로 배정된 셈이며, 투자금은 메이지를 통해 DM바이오를 거쳐 동아제약으로 들어간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내년 일괄 약가 인하에 대비해 현금을 확보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며 "바이오시밀러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기술적, 재무적 위험을 최소화하고 신규 사업 경쟁력도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점은 배정된 주식이 전환상환 우선주란 것이다. 동아제약 측은 양사간 합의에 따라 보통주로 전환될 가능성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럼에도 이런 복잡한 절차를 선택한 것은 차후 발생할지 모를 경영권 위협에 대비하려는 의도가 다분한 것으로 보인다. DM바이오에 배정한 61만여주는 동아제약 지분의 5.5%에 해당하며 이는 강신호 회장의 개인 지분 5.09%보다도 높다.
결국 동아제약은 메이지로부터 투자도 받고, 미래에 대비해 일종의 '우군'을 확보하겠다는 의미다. 전환상환우선주는 메이지 측의 판단이든, 동아제약의 요청에 따른 것이든 언제든지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로 전환될 수 있다. 강 회장은 메이지측 소유주와 50년간 친분을 쌓아온 사이로 알려졌다.
이번과 유사한 '우군 확보' 사례는 지난해에도 있었다. 동아제약은 영국계 제약사 GSK와 제품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하며 지분 9.9%을 보유하도록 했다. 당시에도 동아제약은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력을 통한 해외시장 진출을 강조했으나 시장에선 동아제약 주식을 8.7% 보유한 한미약품을 견제하려는 것이라 분석했다.
현재 강신호 회장과 특별관계자의 지분율은 34.3%다. 여기에 메이지 측의 지분을 합하게 되면 지분율은 40% 수준까지 올라간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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