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투자자들의 관심이 유럽 부채위기에서 미 경제지표 호조로 옮겨가면서 뉴욕 증시가 연말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월가에서는 통상 연말과 연초에 주가가 강세를 보였던 점을 감안해 이번주에도 산타 랠리가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유럽 부채위기와 낙관할 수 없는 내년 글로벌 경제를 감안하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뉴욕증시가 4일 연속 올랐지만 거래량이 많지 않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두기 힘들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주 다우와 S&P500 지수는 각각 3.60%, 3.74%씩 오르며 직전 주 낙폭을 모두 만회했다. 나스닥 지수도 2.48% 오르며 상승반전에 성공했다. 이번주 뉴욕증시는 크리스마스 연휴로 26일을 휴장한 뒤 27일부터 4일간 거래된다.
◆S&P500 3년 연속 상승하나= S&P500 지수가 3년 연속 상승에 도전한다. 2008년 38.49% 급락했던 S&P500 지수는 이후 2년간 각각 23.45%, 12.78%씩 올랐다.
최근 4일 연속 랠리를 펼치며 S&P500 지수는 연간 수익률을 0.61% 플러스로 되돌렸다. 이번주 크게 밀리지 않는다면 3년 연속 상승을 이룰 수 있는 셈이다.
게다가 PNC 파이낸셜 서비시스 그룹에 따르면 연말 마지막 5거래일과 연초 2거래일 동안에는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41년 중 31년간이나 이 기간 동안 주가는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6.3%나 오르고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2%대를 회복하는 등 시장에서는 미약하나마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 미 의회가 소득세 감면 시기를 2개월 더 연장하는데 합의하고 유럽중앙은행(ECB)이 새로 도입한 3년 만기 대출을 통해 4890억유로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에 나서기로 했다는 점도 투자심리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탈리아 국채 입찰 변수= 그러나 ECB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책도 유럽 부채위기에 대한 해법은 되지 못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시장의 관심이 다시 유로존 부채위기로 옮겨오면 주식시장이 다시 되밀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 오는 28일과 29일 실시될 이탈리아 국채 입찰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탈리아는 이틀에 걸쳐 220억유로 규모의 국채 입찰을 실시할 예정인데 이탈리아 국채 입찰은 시장의 관심을 다시 유럽 부채위기로 되돌릴 가능성이 높다.
스페인이 지난주 ECB의 3년 만기 대출에 대한 기대감 속에 성공적으로 단기 국채 입찰을 성사시킨 바 있다. 하지만 지난주 마지막날 거래에서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금리가 다시 7%를 넘어서는 등 여전히 시장은 갈피를 잡지 못 하는 모습을 보였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내달 유로존 국가들에 대한 신용등급 평가를 완료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추가 신용등급 강등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는 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주택 가격·소비자신뢰지수 주목= 연말인만큼 이번주 공개될 미국 경제지표는 많지 않다. 다만 지난주 호조를 띄면서 주가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주택 관련 지표가 이번주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에상된다.
10월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27일)와 11월 미결주택판매 지표(29일)가 공개된다. 컨퍼런스보드의 소비자신뢰지수(27일)와 시카고 구매관리지수(29일)도 공개된다.
30일에는 HSBC가 공개할 중국 제조업 지수가 30일 공개된다.
한편 이번주에는 트레이더들이 연말 휴가를 떠나면서 거래량이 줄어들고 이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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