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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유럽 국가 자산 해외유출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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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유럽 자산가들 유로 대신 스위스프랑 등에 투자..금·英부동산 매입도 늘어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그리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부채위기가 심각한 남유럽 국가들에서 자산 유출이 심화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 보도했다.


자국 은행 시스템과 유로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는 남유럽 국가 자산가들이 자산을 안전한 곳으로 도피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금과 다이아몬드 등을 매입하고 있으며 유로 대신 스위스프랑 등에 투자하고, 또 영국의 부동산 자산을 매입하고 있다고 WSJ는 설명했다.

은행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남유럽 국가들에서 유로존 은행의 파산과 유로의 붕괴에 대비해 자산을 보호하는 방법에 대한 문의가 많아졌다.


이탈리아 프라이빗 은행인 방카 에스페리아의 안드레아 친골리 최고경영자(CEO)는 "화이트 칼라 계층과 기업 경영인들과 같은 고객들은 이탈리아 은행 시스템이 위험하다고 보고 있다"며 "그래서 그들은 해외에서 자신들이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최근 몇 주동안 스위스로 자산 이동이 늘어나고 있다. 이탈리아인들이 유로를 버리고 스위스프랑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스위스에서 이탈리아어를 사용하는 티치노의 은행에서는 지난 한달간 이탈리아 자금이 많지는 않지만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자국 은행과 유로의 붕괴에 대해 문의하는 이탈리아인들이 급격히 늘었다고 설명했다.


메릴 스위스에서 최고경영자(CEO)를 지냈고 현재 독립 자산 매니저로 활동하고 있는 크리스티랑 데 프라티는 "스위스의 안정적인 정치·금융 환경을 찾아 이탈리아에서 티치노로 자금이 꾸준히 흘러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금을 사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티치노의 금 소매업체인 프로 오럼은 지난 6개월간 골드바 매출이 급증했다.


그리스에서의 자금 유출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2009년 하반기 그리스의 부채위기가 시작된 이래 전체 예금의 약 4분의 1에 해당한 600억유로 이상의 현금이 유출됐는데 특히 최근 지난 9월과 11월 초 사이에만 140억유로에 가까운 자금이 빠져나갔다.


뱅크오브그리스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인출된 예금의 5분의 1 가량은 해외로 나갔다. 한 그리스 은행 고위 관계자는 지난 6주 동안 해외 송금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남유럽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영국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지난 1년간 그리스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런던 중심가의 주택을 구매하는 규모가 3배로 늘었다. 이탈리아 사람들의 매입 규모도 두배가 됐다.


또 아예 싱가포르, 바하마 등에서 트러스트(trust)를 설립하는 자산가들도 있다. 최소 500만유로 이상 자산가들을 상대로 하는 로베르토 렌치 변호사는 최근 몇 달간 자산을 해외로 옮겨달라는 고객들의 문의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리스를 제외하면 아직 자본 유출 규모는 많지 않지만 전문가들은 남유럽 국가들의 자산 유출이 계속되고 더 심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9일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가운데 지난주 달러 대비 유로 가치는 1월 이후 최저치로 추락하고 이탈리아 국채 입찰에서 낙찰 금리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시장 불안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샌포드 번스타인의 마르셀로 자나르도 애널리스트는 "남유럽 국가들에서 상당한 자금 유출이 일어날 것이냐고 묻는다면 아직은 아니다라고 답하겠지만 그러나 한계점에 도달해 있고 분위기가 팽배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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