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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도스 공격’수사...체면 구겨지는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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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대의제 민주주의 국가에서 최대 정치일정인 선거 당일 선거를 총괄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홈페이지가 2시간 동안 정상 작동하지 않았다. 경찰은 20대 9급 비서관이 술김에 우발적으로 지시하고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언제든 분산서비스거부(DDoS·이하 디도스)공격을 감행할 준비가 되어있던 그의 고향 친구·동생들 너댓명이 모여 해낸 일이라고 발표했다. 피의자들의 ‘진술’을 들어보니 배후도, 금전적 대가도, 철저한 사전 모의도 없었다고 밝혔다.


10ㆍ26 재보선 당일 중선관위 홈페이지 등에 대한 디도스 공격사건 수사를 넘겨받은 검찰이 사실상 재수사에 가까운 광범위한 수사로 물증 확보에 나섰다. 문제는 검찰의 재수사가 시작되면서 경찰의 부실수사가 도마에 오른 것이다.

경찰이 사건의 핵심쟁점 중 하나인 금전적 대가의 유무에 대해 하루만에 말을 바꾼 것은 물론이거니와 주요 피의자의 일터 등에 대한 압수수색마저도 빼먹어 수사의 기본기도 모른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디도스 공격’수사...체면 구겨지는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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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디도스공격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김봉석 부장검사)은 국회 의원회관 내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실 및 경남 진해의 최 의원 지역구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또 디도스 공격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는 공모(27ㆍ구속) 최 의원 비서 및 공씨 등에게 1억원을 건넨 김모 전 박희태 국회의장 비서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박 의장 의원실에도 수사관을 보내 수사자료를 임의제출 받았다.


앞서 경찰은 지난 5일 최 의원 사무실로부터 공씨의 컴퓨터 하드디스크 파일을 임의제출 받은 바 있다. 그러나 법조계 안팎에선 '윗선'의 개입없는 '단독범행'을 주장하고 나선 공씨의 일터였던 최 의원 사무실이 이제야 압수수색 강제집행 대상에 오른 것을 꼬집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흘러나온다. 경찰조사에서 공씨가 입을 열지 않는 동안 '생사람 잡는다'는 반응까지 보였던 최 의원실에 대해 필요한 자료를 알아서 넘겨달라고 방치한 것은 수사의 기본을 놓쳤다는 지적이다.


검찰은 이날 4시간반에 걸친 전방위 압수수색을 통해 공씨와 김씨가 사용하던 컴퓨터의 하드디스크 및 각종 업무ㆍ회계 관련 서류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의 중간수사 결과 발표가 의구심만 남긴 채 진술에 의존해 나왔다는 것을 의식하듯 발빠른 물증 확보 작업에 나선 것이다.


검찰은 공씨의 지시를 받고 디도스 공격을 실제로 실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IT업체 G사의 대표 강모씨 등 외에 추가로 G사 직원 또 다른 강모씨, 공씨의 친구 차모씨를 구속해 사건의 실질적인 실행범은 모두 잡아들인 셈이다.


주요 실행범의 자백과 체포가 끝난 상황에서 검찰은 이른바 '윗선'의 개입 의혹을 규명하는데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윗선' 개입의혹의 핵심은 범행이 사전에 공모ㆍ준비되었는지, 범행에 따른 금전적 대가 및 수사무마 노력이 있었는지 여부다.


검찰은 디도스 공격이 즉흥적으로 이뤄진 단독범행이 아닌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범죄인지를 밝히기 위해 선관위로부터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의 선관위 서버 로그기록을 넘겨받아 분석 중이다.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던 강씨 등이 좀비PC를 사전에 마련해두고 있었다는 부분도 석연찮지만, 선관위에 대한 공격 성공 가능성을 점쳐보기 위한 사전작업 등 선관위 서버에 접근한 흔적이 발견될 경우 '술김에 지시했다'는 공씨의 우발적 단독범행 주장은 설득력을 잃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찰은 같은 사건을 수사하면서 재보선 당일을 전후한 이틀치 로그기록만을 살펴 부실수사 논란을 더욱 키우고 있다.


무엇보다 헌정질서 근간을 뒤흔드는 파괴적 범행을 저지르면서도 아무런 대가없이 공씨 등이 범행에 나섰다는 최초 주장을 둘러싼 경찰의 '말바꾸기'가 경찰 자신의 체면을 한없이 구기고 있다.


검찰 및 경찰에 따르면, 김 전 박 의장 비서는 디도스 공격 6일전인 10월 20일 공씨에게 1000만원, 재보궐선거가 끝난 11월 11일 다시 강씨에게 9000만원을 건넸다. 디도스 공격을 전후해 1억원의 자금이 오갔음에도 경찰은 이를 사적인 자금거래로 판단했다며 공개하지 않다가 14일 뒤늦게 공개하고 하루 뒤인 15일 앞선 1000만원은 대가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을 바꾸며 갈팡질팡했다.


이날 검찰의 압수수색은 사실상 금전거래의 성격을 확인하기 위한 물증확보 차원이었던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설령 개인적인 자금거래가 사실이더라도 의혹과 관련한 핵심사항의 공개를 미루다 말마저 바꾸는 것은 경찰의 수사력에 대한 신뢰도를 더 없이 떨어지게 한다는 것이 법조계 안팎의 평이다.


한편, 이날 국회의장실에 대한 예우차원에서 강제집행이 아닌 임의제출의 형식을 취한 박 의장실에 대한 압수수색은 디도스 공격 전날 술자리에서 이미 공씨의 범행의도를 알게 된 김씨의 상부에 대한 보고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성격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조사과정에서 김씨가 "의장실 등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진술함에 따라 윗선개입 여지는 없는 것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사안의 중대성을 충분히 알 수 있는 국회의장실 비서가 사전에 범행계획을 접하고도 보고하지 않은 점은 쉽게 납득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준영 기자 foxfury@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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