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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얼굴, 한국서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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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얼굴, 한국서 찾는다 염산으로 전신 3도 화상을 입은 말레이시아 소녀 탄 휘린(19)은 수술을 앞두고 지난 14일 서울 신사동의 JK성형외과를 찾아 의료진들과 상담과 진료, 수술 전 검사를 받았다. 휘린이 주권 대표원장과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JK성형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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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지난 13일 인천국제공항에 큰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한 소녀가 모습을 드러냈다. 말레이시아에서 온 열아홉 살 소녀 탄 휘린(Tan Hui-Linn)은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늘 얼굴을 가리고 다녀야했다. 영국 공인회계사를 꿈꾸던 휘린이 위축된 건 지난 2009년의 일이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아버지가 잠을 자고 있던 어머니에게 염산을 뿌리면서 휘린의 가족과 꿈은 산산조각 나 버렸다. 이 일로 어머니는 세상을 떠났고, 휘린은 전신에 3도 화상을 입었다. 얼굴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일그러졌고 한쪽 눈도 잃었다.


2년이 흘렀다. 휘린은 아버지를 용서하기로 했다. 그리고 다시 꿈을 향해 한 발 내딛었다. 호주 대학준비과정인 선웨이 컬리지(Sunway College)의 전액 장학생으로 선정돼 내년부터는 꿈에도 그리던 대학생활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마음의 상처는 치유했지만 얼굴에 쏟아지는 세간의 시선은 견디기 힘든 상처가 됐다. 고국에서 몇 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성공적이지 못했다. 사정을 딱하게 여긴 한 국회의원이 재수술 받을 병원을 수소문하다 JK성형외과와 연이 닿았다. 휘린은 그렇게 새 희망을 찾아 한국 땅을 밟았다.


수술을 맡은 주권 대표원장은 "휘린의 흉터가 예상보다 심각했다"면서 "큰 흉터는 제거하고 피부이식과 의안 시술을 할 예정이다. 수술을 해봐야겠지만 전체 수술이 끝나면 얼굴의 70~80%를 복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첫 수술은 19일에 진행된다. 이날은 눈과 턱 주위에 대한 일차적인 수술이 이뤄진다. 주 원장은 "우선 눈과 턱 주변에 대한 수술을 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수술은 여름방학에 할 예정"이라면서 "이후 방학 때마다 한국을 찾아 서 너 차례 더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5000만원 이상이 들 의료비와 수술 이후 체제비는 병원에서 부담한다. 간병비 등은 보건복지부의 나눔 의료 프로그램 '메디컬 코리아'에서, 휘린 일행의 기본 체제비는 말레이시아 측에서 지원한다.


병원 측은 2009년 JK안면기형지원센터를 열고 안면기형ㆍ화상 등이 있는 국내ㆍ외 환자들에게 무료로 성형수술을 해주고 있다. '뉴 페이스 뉴 드림'(New Face New Dream)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지난 2009년 말부터 현재까지 20여명이 도움을 받았다.


휘린과 비슷한 사례로는 선천적인 구순구개열 기형인 담비득(Tan Bei deㆍ7)이 있다. 몽골에서 태어난 담비득은 가정형편이 어려워 수술은커녕 당장 어머니와 단 둘이 생활하기도 벅찼다. 그에게 손을 내밀어준 곳도 병원이었다. 지난해 1차 수술을 받은 담비득은 현재 2차 수술을 기다리고 있다.


주 원장은 "사회공헌은 체계적이고 지속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저소득층이나 저개발국가의 환자들이 삶의 희망과 자신감을 찾을 수 있도록 '새 얼굴 찾아주기 세계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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