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인천시가 청렴도 평가에서 전국 최하위권을 벗어나 고무돼 있다. 하지만 공무원들 자체 평가 점수가 높은 대신 시민·전문가들이 한 객관적인 평가에선 여전히 꼴찌를 면치 못해 청렴도 평가에서 '꼼수'를 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는 국민권익위원회가 14일 발표한 2011년도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종합점수 8.49점을 맞아 전국 16개 시ㆍ도 가운데 7위를 기록했다.
앞서 같은 조사에서 2007년14위, 2008년 10위, 2009년 12위, 지난해 14위를 기록하며 하위권에서 맴돌았다.
시는 전국 광역시 최초의 청렴교육의무 이수제 실시, 직무관련 공무원 고발기준 제정, 부패행위 신고의무 불이행 공무원 처분 강화 등 청렴 이행 시책을 강도 높게 펼친 것이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내년에는 4급 이상 간부공무원 청렴도를 평가하고 청렴도 향상 유공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청렴도 제고를 위한 시책을 추가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연숙 인천시 청렴팀장은 "이번 성적이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그동안의 청렴시책 추진 노력이 성과를 나타내기 시작했다고 본다"며 "인천시 청렴도가 상위권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의 자화자찬과 달리 외부에선 이번 청렴도 상승이 실질적으로 공직사회가 깨끗해 진 탓이 아니라 '꼼수'를 부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시는 부패발생 가능성이 높은 주요 업무의 민원인들을 대상으로 측정한 조사에선 전국 17대 지자체 중 9위에 그쳤다. 하지만 공무원들 자체 조사 결과에서 8.30점을 얻어 5위를 차지해 결국 종합 7위에 올랐다.
외부 평가보다는 내부 평가가 관대했다는 얘기다.
특히 전문가, 업무 관계자, 주민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정책 고객 평가'에서 인천시는 5.35점을 얻어 전국 17대 시도 중 꼴찌를 기록했다. 평균 5.77점에 한참 못 미치는 5.35점을 얻은 것이다. 외부에서 실제로 공무원들을 밀접하게 상대한 관계자들은 인천시의 청렴도를 그만큼 낮게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인천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최근 불미스러운 일이 잇따라 일으킨 인천시 공무원들의 청렴도가 개선됐다니 믿겨지지 않는다"며 "실제 민원인이나 전문가들이 피부로 느끼는 청렴도와 공무원들의 인식에 많은 괴리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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