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류정한│뮤지컬과 15년째 열애중

시계아이콘01분 51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대부분의 오래된 연애가 그러하듯, 사랑이 빛을 잃고 그저 정으로 혹은 안락함으로 무심히 지나갈 수도 있었다. 잠깐 한 눈을 팔았다고 해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긴 시간이었고, 어느 순간엔 헤어질 법도 했다. 한데 이 남자, 류정한의 사랑은 여전히 넓고도 깊다. 굳건한데다 심지어 희망적이기까지 하다. 마흔하나, 그의 얼굴에 언뜻 소년의 얼굴이 비치는 것은 여전히 사랑을 믿는 그 마음 때문일 것이다. 그는 뜨겁고 묵묵히 그리고 처음의 설렘을 잊지 않은 채 그저 지금을 사랑할 뿐이다. 그것이 바로 류정한이 뮤지컬이라는 애인과 15년째 열애하는 법이다.


류정한과 함께 커 온 한국뮤지컬시장


류정한│뮤지컬과 15년째 열애중 2004년 <지킬앤하이드>의 성공 이후 류정한은 <쓰릴 미>, <맨 오브 라만차> 등의 작품에 출연하며 시장의 다양성에 크게 기여했다.
AD

류정한의 성장은 곧 한국뮤지컬시장의 성장이었다. 그는 1997년 클래식에 비해 레벨이 낮다고 치부되었던 뮤지컬시장에 홀연히 나타난 성악전공자였다. 고전적이면서도 안정적인 발성은 <로미오와 줄리엣>을 원안으로 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 잘 들어맞았고, 소화할 이가 없어 음역대를 낮출 수밖에 없었던 레너드 번스타인의 곡은 그를 만나 비로소 원래 소리를 찾을 수 있었다. 정확한 발성과 가창력이 뮤지컬의 기본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고, 류정한을 시작으로 김소현과 김선영, 민영기와 양준모 등이 등장하면서 시장에 더 많은 선택지가 던져졌다. 이후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라울”은 한일월드컵 기간임에도 ‘<오페라의 유령> 유료객석점유율 98%’라는 수치와 함께 찾아왔다. 성악도, 뮤지컬도 원해서 시작하지 않았지만 들어온 이상 늘 1등이었던 천재.


그러던 그가 “lover”를 버리고 반란을 꿈꾸기 시작한 건 2004년 <지킬앤하이드>에서였다. 테너와 베이스를 오가는 1인 2역에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비극적 결말의 스릴러. 함께 캐스팅된 조승우에 비해 대중적 주목도는 낮았지만, 정갈하고 진중한 목소리의 지킬은 신사였고 천둥 같이 터져 나오는 탁성의 하이드는 그 자체로 공포였다. 오리지널 크리에이티브팀은 “지킬과 하이드 페이를 따로 다 줘라”는 말로 류정한을 인정했고, 브로드웨이에서도 실패한 <지킬앤하이드>가 한국의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오히려 그는 더 강하고 독특한 작품으로 시선을 돌렸다. 정의를 위해 싸우는 늙은 기사 지망생(<맨 오브 라만차>)으로, 사랑을 위해 비수를 감춘 남자(<쓰릴 미>)로,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이발사(<스위니 토드>)로. 공연당시 상대적으로 생소했던 작품들은 오로지 뮤지컬만을 고집해온 류정한의 성실함과 독특한 장르가 결합되어 힘을 얻었고, 그의 선택으로 시장은 다양성이라는 선물을 받았다.

지치지 않는 사랑이 가져올 다음 이야기


류정한│뮤지컬과 15년째 열애중


다가오는 2012년, 류정한은 다양성 이후의 스텝을 준비 중이다. 데뷔부터 현재까지 드라마틱한 사연의 중심에 있던 그가 <엘리자벳>을 통해 자신이 가진 몫을 서서히 나누고자 한다. 재능의 씨앗이 보이는 후배에게는 스포트라이트를, 드라마틱한 삶을 연기할 여배우에게는 커튼콜의 마지막 자리를 말이다. 엘리자벳의 어린 시절부터 그의 마지막순간까지 주위를 맴도는 ‘죽음(Tod)’처럼, 류정한은 소망한다. 보이는 존재이자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되어 주인공을 빛내고, 시장을 든든하게 지탱하는 조력자로 남기를. 뮤지컬시장이 꺼질 듯 꺼지지 않는 거품으로 가득한 현재, 그리하여 “나이에 맞는 연기를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하는 그의 선택은 다시 한 번 판을 흔들어놓을 것이다. 그리고 그게 류정한의 힘이다.


돈키호테는 노래한다. ‘희망조차 없고 또 멀지라도 멈추지 않고 돌아보지 않고 오직 나에게 주어진 이 길을 따르리라.’ 그가 거쳐 간 20여편 중 <맨 오브 라만차>를 아직 놓고 싶지 않은 작품으로 꼽는 이유다. 류정한은 돈키호테를 닮았다. 여전히 지치지 않고 행동하는 바로 그 라만차의 기사. 자신의 영달보다는 정의가, 자신이 속한 이 세계가 더욱 소중한 사람. 그리고 세상에서 뮤지컬을 가장 사랑한 남자. 그저 자신을 향한 수식어는 ‘뮤지컬배우’면 충분하다고 말하는 이 남자의 사랑이, 이 남자의 노래가 오늘도 마음을 적신다. 되도록 더 긴 시간, 더 많은 작품으로 우리 곁에 있어주길.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장경진 three@
10 아시아 편집. 이지혜 seve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