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삼성그룹 임원 인사를 하루 앞두고 삼성의 2인자로 통하는 김순택 삼성미래전략실장이 여성부장들의 임원 승진 확대 가능성을 시사해 주목받고 있다.
지난 8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여성임원들과의 오찬에서 '여성 CEO'가 나와야 한다는 발언으로 그룹 전체 여성 임직원들의 사기가 올라간 데 이어 이번 인사에서 실제 임원승진자가 늘어난다면 삼성 여성CEO 시대가 수 년내로 성큼 다가올 수 있을 전망이다.
김 실장은 12일 오전 출근길에 본지 기자와 만나 여성 임원 인사(승진)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나올 겁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대답은 간단명료했지만 그의 그룹 내 위치를 볼 때 최소한 작년보다는 여성임원 승진자가 많을 것이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작년 말 임원인사에서 삼성그룹내 여성임원 승진은 총 7명이었다. 이 가운데 이 회장의 차녀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을 제외하면 전무 1명과 상무 5명으로 6명이었다.
올해는 상무로 승진할 수 있는 기본조건을 충족한 여성부장들이 대거 늘어났다. 현재 그룹내 여성부장수는 210여명이다.
삼성 관계자는 "작년에 5명의 새로운 여성 임원이 탄생했는데 올해는 그 대상이 작년대비 2배 가량 늘어났다"며 "이 회장의 의지가 확고한 만큼 여성부장 중 상무직급에 오르는 수도 상당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현재 34명인 여성임원들이 직급을 한 단계 올라가는 사례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에서는 삼성에서 여성CEO시대는 2013년부터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단 올해는 여사장이 나오지 않았지만 2년 후부터는 본격적인 삼성 공채 여직원들의 임원시대가 도래할 것인 만큼 여성 CEO들의 존재가 절실해지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의 심중에는 이미 1990년대부터 여성인력 중시 경영원칙이 서있었고 최근에는 오찬까지 하며 이들을 격려한 만큼 삼성 내 여성임원 비중은 꾸준히 확대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여성 CEO 배출이 당장 쉽지 않더라도 여성임원들을 꾸준히 늘려 이에 대한 환경을 조성하는 작업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전체 임원 중 여성 비중을 2020년까지 10%로 끌어올리는 방침인데 이 방안이 실현되면 10년안에 여성임원의 수는 현재 13명에서 최소 100명 이상으로 증가하게 된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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