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업체 인수소식에 OCI 등 관련株 급등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태양광 관련주가 모처럼 웃었다. 워런 버핏이 태양광 관련업체를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동안의 부진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위해서는 내년 업황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진단이다.
8일 태양광 대장주인 OCI는 전일 대비 1만원(4.43%) 오른 23만5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웅진에너지는 9% 넘게 급등했고 넥솔론과 신성솔라에너지는 3~4% 상승하며 거래를 마쳤다. 최대주주의 사재 출연 소식까지 더해진 성융광전투자는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태양광 산업의 불황으로 올해 내내 부진을 면치 못했던 태양광 관련주들이 동반 상승한 이유는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처음으로 태양광 발전사업에 투자키로 했다는 소식 때문이다. 버핏이 소유하고 있는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의 자회사인 미드아메리칸에너지홀딩스는 태양광 모듈제조업체인 퍼스트솔라로부터 캘리포니아의 태양광 발전시설 '토파즈 솔라팜 프로젝트'를 약 20억달러에 사들이기로 했다,
하지만 버핏 효과는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태양광 종목들의 주가가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업황 개선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 박기용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내년 1분기가 가장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지금까지는 수요가 어느 정도 있었으나 공급 증가로 인한 가격 하락 탓에 어려웠는데 내년 1월에는 수요까지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내년 1분기 최악의 시기를 겪으면서 구조조정이 이뤄져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 애널리스트는 “제품가격 급락에 따라 한계 수익성을 밑도는 기업들이 많아졌을 것으로 보여 태양광 업계의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며 “구조조정 이후 공급과잉이 진정되면서 제품 가격도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OCI에 대해 그는 “내년 하반기부터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때부터 생산능력 확대에 따른 판매 증가와 지속적인 원가절감으로 이익 안정성이 높아져 2014년에는 연간 기준 최대 규모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달성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태양광 업체의 불황타개를 위한 자구노력도 진행되고 있다. 성융광전투자의 최대주주인 이규성 회장은 보유 주식 823만2807주(12.8%)를 장내 매각했다. 주식을 판 돈 약 135억원은 성융광전투자에 무이자로 빌려준다. 이 회장은 “유례없는 불황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지만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해 개인지분 일부를 팔아 회사에 빌려주기로 한 것”이라며 “추가적인 지분 매도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yeekin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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