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 아이돌> 첫 회 MBN 월-금 밤 9시 30분
<뱀파이어 아이돌>의 첫인상은 한 마디로 말해, 경제적이다. <뱀파이어 아이돌>은 태양계에서 440광년 떨어진 뱀파리투스 행성의 왕자 빠빠빠(이정)가 지구의 아이돌 그룹 걸스걸스를 만나기 위해 자신의 호위무사인 까브리라리스(김현중), 야리루 지니어스(홍종현), 무까딜 패주아(이수혁)와 함께 지구로 오게 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린다. 첫 회는 시트콤의 핵심인 설정과 캐릭터를 간략하지만 깔끔하게 전달했다. 특히 30분 분량의 한 회 안에 이 시트콤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인물들이 나왔음에도 짧고 간결한 상황 묘사나 대사, 무엇보다 캐스팅을 통해 각각의 캐릭터를 무리 없이 설명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정에게 ‘외모, 성품, 지능, 에트튜드 모든 게 완벽한 퍼펙트맨’으로 온 국민의 사랑을 받는 최고의 꽃미남 왕자 빠빠빠 역을, 멀쩡히 잘생긴 모델 출신 배우들에게 ‘비록 외모는 폭탄이지만 무예와 충성심 하나는 최고인’ 호위무사 3인방 역을 맡긴 설정과 캐스팅은 이들이 한 앵글에 잡히는 것만으로도 웃음을 만들어 냈다.
아직 구체적인 정체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뱀파리투스 행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측되는 걸스걸스의 매니저 신 실장(신동엽)과 걸스걸스가 속한 SD기획의 사장(오광록), 그리고 신 실장의 엄마로 정체를 위장한 김 여사(김수미)의 캐릭터와 관계 역시 신 실장이 조폭에게 빚 독촉을 받는 사건과 김 여사를 향한 “이뻐요”, “김 여사만 아니면” 같은 사장의 짧지만 핵심적인 대사들로 쉽게 전달되었다. 특히 허풍쟁이, 사고뭉치인 신 실장 캐릭터를 연기하는 신동엽은 특유의 천덕스러운 표정만으로도 앞으로에 대한 기대를 안겼다. 하지만 문제는 이 같이 철저히 경제적인 접근법이 이야기 구성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세트와 의상, 특수효과 등 비주얼 요소에도 적용되어, <뱀파이어 아이돌>의 영상은 극도로 ‘싼티’나고 어딘가 ‘어린이 드라마’를 연상시킨다는 점이다. 그래서 대본과 연출에서 모두 시트콤의 특징인 ‘저비용 고효율’을 추구하는 <뱀파이어 아이돌>의 이 같은 태도가 얼마나 보는 이를 웃기면서 설득시킬 수 있을지도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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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김희주 기자 fif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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