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부동산투자회사(REITs, 리츠) 붐이 일고 있다. 올해 총 23개가 설립되면서 지난 2001년 제도 도입 이래 가장 많은 회사가 만들어졌다. 이는 경기 침체에 따른 결과다. 금융권의 부실로 PF길이 막히면서 리츠가 각광받고 있다.
5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올해 23개의 리츠가 설립돼 총 7조4053억원의 돈이 리츠 시장에 몰렸다. 지난해 7조9000억원 대비 약 5000억원 가량 줄어든 수치다. 하지만 올해 설립된 리츠 중 6개가 지난 달 설립돼 자금을 모집 중이다. 올 한해 총 자산 규모가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거나 넘어설 수 있다는 뜻이다.
리츠는 주식시장 등을 통해 많은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ㆍ운영한다. 여기서 나오는 수익은 투자자에게 돌려준다. 일종의 부동산 간접투자기구(주식회사)다. 2001년에 부동산투자회사법을 통해 도입됐다. 투자자는 소액으로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으며 기업은 부동산을 유동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리츠는 크게 3개 종류로 구분된다. 먼저 '자기관리 리츠'는 자산운용전문인력을 포함한 임직원을 상근으로 두고 자산의 투자ㆍ운용을 직접 수행하는 회사다. 또 자산의 투자ㆍ운용을 자산관리회사에 위탁하는 '위탁관리 리츠', 기업구조조정용 부동산을 대상으로 자산의 투자ㆍ운용을 자산관리회사에 위탁하는 '기업구조조정 리츠(CR)'로 구분된다. 이외에도 개발사업만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개발전문 리츠(자기/위탁)'가 설립 중이다.
자기관리리츠는 올 들어 총 4개사가 설립됐다. 지난해 1개사가 설립돼 총 5개사가 운영 중이다. '개발전문 자기관리 리츠'도 2009년 1개사가 설립된 이래 지난해 3개사, 올해 5개사로 점차 늘고 있다.
이는 '위탁관리 리츠'와 달리 소규모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설립이 용이하고 개발사업시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금융권의 자금 조달이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이들 리츠는 자본금 50억~150억원내의 상가, 도시형생활주택, 오피스텔 등의 투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위탁관리 리츠는 총 17개사가 운영 중이다. 2009년 1개, 지난해 4개, 올해 7개순으로 증가했다. 신천 시그마타워, 서울 시티 타워 등에 투자하고 있는 '코크랩NPS 제 1호'는 총 자산 규모 8146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로 조성돼 운영 중이다.
리츠 설립사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CR리츠는 외환위기가 닥친 직후인 2009년 15개사가 설립된 이래 지난해 5개, 올해 4개 순으로 줄어들고 있다. 리츠가 기업들이 소유한 부동산을 처분하는 수단에서 개발사업 등의 자금 조달 수단으로 점차 바뀌고 있다는 뜻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경기 침체, 제도 개선 등에 따라 리츠가 점차 늘고 있다"며 "최근 들어 PF사업들이 리츠에 손을 내미는 사례가 점차 많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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