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귀던 남성에게 "국정원 직원" 속여 4억여원 뜯어내
[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30대 유부녀가 미혼인 것처럼 속여 결혼을 전제로 8년간 사귀던 남성에게 거액의 돋을 뜯어내다 경찰에 붙잡혔다. 특히 이 과정에서 가짜 국정원 신분을 내세웠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30일, 몰래 사귀던 남성 이 모(31)씨로부터 업무추진비 명목으로 4억여원의 돈을 받아 챙긴 김 모(38)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 씨는 2006년 7월 이 씨에게 "아버지가 국정원 호주 지부장으로 파견가면서 일을 맡게 됐는데 업무 추진비 손실을 메워야 예산을 받을 수 있다"며 돈을 받아냈다.
이 같은 방법으로 김 씨는 수시로 수십만 원에서 억대의 돈을 요구했으며 작년 8월까지 4년여 동안 총 24차례에 걸쳐 4억7000여만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김 씨는 과거 중고교 기간제 교사와 영어회화 강사로 일했던 이력을 내세워 자신을 교사 겸 국정원에서 일하는 '특수신분'이라고 위장했다.
김 씨는 2002년 결혼해 초등생 자녀까지 둔 사실을 감쪽같이 숨긴 뒤 이 씨와 결혼을 전제로 8년 가까이 교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씨는 김 씨에게 줄 돈을 마련하기 위해 유산으로 받은 아파트와 승용차를 담보로 잡히고 심지어 사채에도 손을 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씨의 '이중생활'은 지난해 10월 들통 나 남편과 이혼했으며 이 씨에게 고소당해 입건된 상태다.
장인서 기자 en1302@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