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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MAMA>, 사라진 ‘ASIA’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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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MAMA>, 사라진 ‘ASIA’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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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가지각색이었다. 싱가포르 현지 시간 기준으로 지난 28일 오후 6시 Mnet <2011 MAMA>가 열린 싱가포르 인도어 스타디움 앞에는 나이와 인종, 언어까지 모두 다른 다양한 팬들이 모여 있었다. 그들이 좋아하는 가수와 이유 또한 마찬가지였다. 교복을 입은 16살 싱가포르 한 소녀는 “2NE1을 좋아한다. 그들은 쿨하고 특히 박봄은 노래를 너무 잘한다”고 수줍게 말했고, 혼자 시상식을 찾은 28살의 한 여성은 “슈퍼주니어는 너무 귀엽고 비스트 요섭은 노래를 잘한다”며 웃었다. 좋아하는 가수로 시작한 이들의 대답은 연관 검색어처럼 한국 배우,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JYJ 박유천을 좋아한다던 한 소녀가 “KBS <성균관 스캔들> 다 봤다. 송중기도 그 드라마에서 봤는데 너무 귀엽고 잘 생겼더라”고 웃다가 “‘런닝맨’도 자주 본다”라고 말하자 함께 온 친구는 “난 ‘1박 2일’이 좋다. 이승기 너무 잘 생기고 귀엽다”며 소리 질렀다. SBS <49일>, MBC <마이 프린세스> 등을 재밌게 봤다던 한 소녀는 KBS <스파이 명월>을 언급하며 배우 한예슬에 대해 묻기도 했다. 현지 팬들의 관심은 최신 K-POP 뿐 아니라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까지 시차 없이 한국 대중문화 곳곳에 퍼져있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


<2011 MAMA>, 사라진 ‘ASIA’를 찾아서 K-POP은 물론 한국 대중문화 전반에 대해 높아진 관심만큼 아티스트 각자의 색깔에 맞춘 공연은 환상적이었다.


<2011 MAMA>는 한국 대중문화에 빠진 이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등 SM 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이 참여했고 2NE1, Miss A, 비스트 등도 무대에 올랐다. 중국 피아니스트 랑랑이 연주한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에 맞춰 ‘Fiction’을 부린 비스트나 묘지를 배경으로 키스 퍼포먼스를 선보인 비스트의 장현승과 포미닛의 현아는 화제를 만들어내기에 충분했다. 또한 멤버 모두 무술을 연상시키는 안무로 ‘Good bye, Baby’를 부른 Miss A는 빨간 부채를 선택하며 분위기를 더한 페이, 유연한 동작을 소화한 지아 등 각 멤버의 장점을 부각시켰고, 소녀시대는 사람 인(人) 모양을 본 뜬 무대 전반을 활용하며 평소보다 2배 더 빠른 비트의 ‘The Boys’를 선보였다. 한국이 아닌 ‘아시아’ 대중 음악 시상식에 방점을 찍기 위한 <2011 MAMA> 주최측의 노력이 보이는 부분이다. 또한 아시아 전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슈퍼주니어는 갑자기 객석에서 등장, 엄청난 환호를 이끌어냈다. 이밖에도 대조적인 분위기의 ‘Lonely’와 ‘내가 제일 잘 나가’를 부르며 인상적인 무대를 보여준 2NE1, 수상자로 나온 송중기, 이병헌, 윤은혜 등의 배우들이나 Mnet <슈퍼스타 K 3> 우승자 울랄라 세션에 대한 열광 역시 만만치 않았다.

ASIA 대신 K-POP으로 치환된 시상식


<2011 MAMA>, 사라진 ‘ASIA’를 찾아서 CL-윌 아이엠- 애플 딥, 닥터 드레-스눕 독의 콜라보레이션의 무대도 선보였지만, 그보다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어떻게 아시아를 안을 것인가에 대한 문제다.


그러나, 화려한 무대에도 불구하고 <2011 MAMA>는 아직 ‘아시아’의 시상식이라 말하기엔 부족해 보였다. Mnet의 신형관 국장은 지난 <2011 MAMA> 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아를 아우르는 선정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고 말한바 있었고, 결국 시상식의 대부분은 한국 가수들에게 집중될 수 밖에 없었다. 대상에 가까운 올해의 가수상, 올해의 앨범상, 올해의 노래상은 각각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2NE1이 받았고 베스트 댄스 퍼포먼스 남자/여자 그룹 등 모든 경쟁 부문은 한국 가수들이 수상했다. 반면 해외 아티스트들은 ‘Hottest Asian Artist’에 일본의 코다 쿠미, ‘Best New Asian Artist Solo’에 중국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웨이천, ‘Best Asian Artist China’에 장정영등 비경쟁부문만 수상했다. 그들이 어떤 기준으로 이런 상을 수상했는지는 명확하지 않았다. 지난해에도 지적된 문제지만, <2011 MAMA>는 아직 아시아 전체를 아우르는 시상식이라기 보다는 K-POP을 해외에 알리는 시상식에 더 가까워 보인다.


아무리 CL이 윌 아이엠, 애플 딥과 ‘Where is the love’를 함께 불렀다 해도, 닥터 드레와 스눕 독이 들썩거리는 힙합 무대를 만들었다 해도, 이 시상식에서 한국 가수를 제외한 뮤지션들은 시상식의 주인공이 아니라 특별 게스트처럼 보인다. 그들이 단지 시상식에서 축하 무대에만 서는 것이 아니라 한국 가수들과 같은 부문에서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때 진짜 ‘Asia Music Award’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또한 베스트 보컬 퍼포먼스 솔로 부문을 수상한 아이유와 베스트 밴드 퍼포먼스의 CNBLUE, 베스트 뮤직비디오 부문 수상자 빅뱅의 ‘Love Song’ 등은 다른 설명 없이 전광판으로 결과만 발표됐다. 비록 참석하지 못한 아티스트라 해도 표현 방식에 대한 아쉬움은 남는다. 실제로 아이유와 빅뱅의 이름이 전광판에 언급되는 것만으로도 술렁이던 현장 반응을 고려하면 더더욱 그렇다.


무대만 본다면 <2011 MAMA>는 ‘Music Makes One’이라는 슬로건처럼 음악으로 여러 사람이 하나가 되는 무대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 시상식에서 ‘Music’은 K-POP이었다. 뮤지션들의 무대는 화려하고 보는 사람의 시선을 붙잡아 둘만큼 강렬했지만, 시상에 대한 아쉬움은 <2011 MAMA>를 ‘아시아 최고의 음악 시상식’이라기보다 국내 인기 가수들의 합동공연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시상식 전후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모든 외신들이 다른 아시아 국가 방문을 물을 정도로, K-POP은 아시아 음악 시장의 핫 이슈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또한 언제 변할지 모를 하나의 흐름이다. 아시아의 대중음악 시상식, 더 나아가서는 아시아의 단일 음악 시상식을 만들려면 그에 걸맞게 보다 큰 틀에서 시상식에 대한 개념을 정립해야하지 않을까.


사진제공. 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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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싱가포르=한여울 기자 sixteen@
10 아시아 편집. 장경진 thre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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