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종로서장 폭행' 진실공방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여야는 28일 지난 주말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 무효화 집회에 종로경찰 서장이 폭행당한 사건을 놓고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은 시위대의 폭력성에 초점을 맞추고 엄정 대응을 촉구하고 나선 반면, 민주당은 경찰이 시위대를 자극했다며 반발했다.

김기현 한나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배포한 논평을 통해 "정부를 향해 소통과 대화를 요구했던 좌파세력들이 경찰서장이 내미는 대화의 손을 주먹과 발길질, 모욕적인 언행으로 앙갚음했다"며 "명백한 야권세력의 폭거이자 공권력에 대한 테러"라고 비난했다.

앞서 유승민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종로 경찰서장을 폭행한 시위대 전원에 대해 엄정한 법집행을 강력 촉구한다"고 밝혔다. 유 최고위원은 "경찰서장이 아니라 의무경찰 한 명에 대해 폭행이 이뤄졌다고 해도 똑같은 강력한 법집행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서 "지난번 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을 터트린 김선동 의원에 대해서도 똑같은 이유로 엄정한 법집행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남경필 최고위원도 "어떤 폭력도 정당화될 수가 없다"면서 "특히 불법시위 도중 공권력에 대한 폭행을 저지른 것은 어떤 이유에서든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남 최고위원은 "민주당은 시위대의 공권력에 대한 폭력과 김선동 의원의 (최루탄 투척)사태에 대한 판단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박건찬 종로경찰서장이 '의도적인 목적'을 갖고 집회 장소에 나왔다고 맞섰다. 박 서장이 시위대의 폭행을 유도했다는 것이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시 종로 경찰서장의 면담 요청 과정을 공개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경찰은 박 서장의 폭행사건 직전 민주당 지도부에게 면담을 요청해 '대화상대를 지정해주겠다"고 답변했지만, 민주당의 연설 도중 집회 진압을 시도했다. 그는 "이것은 의도적인 목적을 갖고 나에게 통보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세균 최고위원도 "종로서장은 적절한 행동을 했느냐"며 "마른 섶을 지고 불에 뛰어드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집회 참가자들도 많이 다쳤고, 경찰들도 많이 다쳤다"면서 "서장 문제만 지나치게 부각시키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