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지난 1955~1963년에 태어난 이른바 '베이비붐 세대'가 노후에 받게 되는 평균 국민연금 수령액이 월 46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노후자금으로는 미흡한 금액이라 국민연금 외의 노후 준비 수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연금공단은 올 11월 현재 연금보험료를 내는 베이비부머 373만명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공단에 따르면 이들 베이비부머의 평균 보험료 납부기간은 10년8개월(128개월분), 평균 월 소득액은 168만1000원으로 매월 15만1200원의 연금보험료를 납부하고 있다.
베이비부머의 공적연금 기준 노후준비 표준인인 부산에 사는 이모(49)씨를 예로 들면, 이씨가 60세까지 앞으로 11년간 연금을 더 납부한 뒤 63세부터 매월 받게 될 연금은 45만8000원이다. 이씨가 평균수명(77.1세)까지 산다고 가정했을 때 받게 되는 총 예상연금은 7694만4000원이다. 이는 납부보험료(3073만4000원)의 2.5배 수준이다.
가장 많은 연금을 받게 되는 가입자는 경기도 과천에 사는 김모(48)씨로, 1988년 국민연금제도 시행 당시부터 한 번도 거르지 않고 23년10개월(286개월분)의 연금보험료를 납부해왔다. 김씨는 현재 375만1000원의 월소득액을 신고해 매월 33만7500원의 보험료를 내고 있으며, 63세부터 매월 160만8000원의 연금을 받게 된다. 김씨가 평균수명까지 받게 될 총 예상연금은 2억7014억4000원으로, 납부보험료(1억1372만원)의 2.4배 수준이다.
하지만 전체 베이비부머 세대 758만2000명 가운데 지금까지의 연금보험료 납부이력만으로 노후에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사람(10년 이상 보험료 납부)은 256만7000명(33.8%)에 불과하다. 납부이력이 10년 미만인 가입자는 309만9000명(40.9%)이고 납부이력이 전혀 없는 사람도 191만6000명(25.3%)에 달했다.
또 이들 중 현재 보험료를 납부하고 있는 사람은 373만명(49.2%), 실직·사업 등으로 납부예외 상태에 있는 사람은 101만3000명(13.4%), 전업주부 등으로 적용제외 상태에 있는 사람은 283만9000명(37.4%)이었다.
성별로는 남성보다 여성의 노후준비 상태가 열악했다.
남성 베이비부머 384만1000명 가운데 10년 이상 보험료를 납부해 보험료를 받을 수 있는 가입자는 208만7000명으로 전체의 절반(54.3%) 가까이 됐다. 1~9년 납부는 133만4000명(34.8%), 납부이력이 없는 사람은 42만1000명(10.9%)이었다.
반면 여성 베이비부머 374만1000명 중 10년 이상 보험료 납부한 사람은 48만1000명(12.8%)에 그쳤고, 1~9년 납부 176만5000명(47.2%), 납부이력이 없는 사람은 149만6000명(40.0%)에 달했다.
공단은 "이는 국민연금 시행초기에 소득활동이 남성 중심으로 이뤄지고 여성은 출산·자녀교육 등으로 전업주부 비중이 높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공단은 그러나 "여성이 남성에 비해 평균 7년 더 오래 살고 부부간 연령차가 통상 3~4년 정도임을 감안하면 여성이 평균 10년을 혼자 살아가야 하므로 전업주부도 본인의 노후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최소 10년 이상 보험료를 납부해야 노후에 연금을 받을 수 있는 만큼 납부예외자 및 적용제외자는 하루빨리 국민연금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공단은 노후준비 방안으로 ▲국민연금 가입기간 10년 채우기 ▲반환일시금 반납·추후 납부를 통해 가입기간 복원하기 ▲부부가 국민연금에 가입하기 ▲개인연금·퇴직연금으로 추가적인 노후준비 하기 ▲전문가 도움 받기 등을 제시했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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