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김승현이 고대하던 코트에 복귀한다.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은 24일 양재동 회의실에서 김승현과 오리온스의 합의서 교환을 중재했다. 양측은 한발씩 물러나기로 했다. 김승현은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소송을 취하하기로 했다. 오리온스도 12월 8일까지 김승현에 대한 조건 없는 이적을 합의서에 명시했다. KBL은 이날 오후 재정위원회를 열어 김승현의 임의탈퇴 처분을 해제할 방침이다. 선수 등록 절차 역시 함께 처리된다.
코트 복귀를 눈앞에 두게 된 김승현은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농구 팬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복귀를 도와주신 한선교 총재, 심용섭 사장에게 감사드린다. 죄송한 마음이 큰 만큼 코트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당장 예전 기량을 발휘하긴 어렵겠지만 하루 빨리 농구팬들이 좋아하던 김승현표 농구를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오리온스 유니폼을 입고 뛰는 모습을 보기 힘들 전망이다. 심용섭 오리온스 사장은 “이미 선수 임의탈퇴 해지 신청서를 제출했다. 재정위원회에서 (사안이) 통과될 경우 바로 선수 등록을 마감할 것”이라면서도 “추일승 감독과 협의해야 할 문제지만 김승현을 무리시키지 않겠다. 어차피 떠날 선수인데 며칠을 뛰기 위해 팀에 합류하는 것은 팀에도 김승현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벤트 쇼를 하는 것도 아니다. 김승현 본인의 자존심을 최대한 살려주겠다”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둥지는 조만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심 사장은 “세 개 구단 정도가 관심을 보였다”며 “어떤 선수를 보내줄지 답이 오는 대로 감독과 상의해 트레이드를 추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래 끌지 않겠다. 카드만 맞으면 당장이라도 이적시킬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승현과 오리온스는 2006년 5년간 연봉 10억 5천만 원의 이면 계약을 맺었지만 성적 부진으로 그간 마찰을 빚어왔다. 오리온스는 2009년과 지난해 연봉을 6억 원과 3억 원으로 삭감했다. 이에 김승현은 반발, 지난해 7월 구단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김승현은 1심에서 유리한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계속된 복귀 무산으로 그는 12억 원을 포기했고 오리온스에 다른 구단으로의 이적을 제안하기에 이르렀다. 합의서에 기재된 김승현의 연봉은 2억 5천만 원으로 조정됐다. 오리온스는 타 구단과의 이적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김승현을 자유계약선수로 풀어질 예정이다.
한편 김승현은 이날 오리온스와 전자랜드의 경기가 열리는 고양실내체육관을 찾는다. 심 사장은 기자회견을 마치며 “경기는 뛰지 않지만 선수단과 팬들 앞에 얼굴을 비추는 첫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스포츠투데이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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