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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유럽 재정위기, 한국엔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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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유럽 재정위기, 한국엔 기회 김상로 산업은행 연금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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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이 타결되면서 안정을 찾아가던 유럽 재정위기가 이탈리아 사태로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이탈리아의 장기국채금리가 지속적인 부채상환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7%를 오르내리고 있으며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 주요국의 신용부도스와프 요율도 사상최고 수준으로 급등했다.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에 이어 프랑스마저 신용등급 하락설이 돌면서 국채발행금리 급등에 직면하고 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유로권의 유동성지원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가와 위기 당사국의 긴축과 경제구조개혁이 과연 제대로 추진되는가에 쏠리고 있다. 특히 독일과 프랑스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유럽중앙은행의 최종대부자 역할수행 여부가 주요변수이다. 유로 위기극복에서 제일 큰 부담을 지는 독일은 유로화 안정을 위해 유럽중앙은행이 발권력을 행사해서 위기국가의 국채매입을 본격화하는 데 대해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이 경우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아지고 유로화의 가치하락도 불가피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정이 급박한 이탈리아의 경우 마리오 몬티의 새 내각이 경제개혁을 적극 추진한다 해도 실질적 성과를 올리고 시장을 설득하기까지는 최소한 6개월 이상이 걸릴 전망이다. 따라서 연간 2500억유로 이상의 채무를 상환해야 하는 이탈리아에 대한 외부지원은 시급하다. 스페인과 프랑스도 동일 연장선에 놓여 있다. 그러나 결국 독일도 유로화와 유럽연합을 구하기 위해 미국 연방은행이 취해온 양적완화정책을 유럽중앙은행이 답습하도록 허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리스본조약에 위배되지 않게, 국제통화기금을 통해 간접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미국, 일본, 중국 등 비유럽권의 측면지원도 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세계경제의 판도 변화를 살펴보자. 위기를 잘 견디고 있는 아시아의 위상이 높아지고 미국이 유럽에 비해 빠르게 성장세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향후 상당 기간 아시아권 통화의 강세와 유로화의 추세적 하락이 예상된다. 유럽의 물가상승률은 높아지겠지만 전 세계 수요부진으로 인해 유동성과잉과 저금리현상도 지속될 것이다. 미국경제가 다소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으나 유럽위기가 해소되기까지 많은 난제가 가로놓여 있는 만큼 증시는 당분간 급등락을 계속할 것이다.


아시아에서는 한국이 해외투자가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재정건전성이 우수하고 거시경제 성적도 비교적 양호하기 때문이다. 특히 그리스 사태 이후 지금까지 환율의 급등락은 있었으나 외환유동성이 잘 유지되고 있는 점은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 향상을 입증하고 있다. 올 들어서도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는 순유입세를 유지하면서 누적금액이 무려 39조원을 넘어섰다. 피치는 이미 한국의 등급전망을 '긍정적'으로 상향조정했다. 시장에서는 한국이 AA등급을 받아도 과하지 않다고 평가한다. 머지않은 장래에 한 단계 이상의 신용등급 상승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장단기 외자유입과 환율하락의 추세가 이어지고 국내의 유동성증가와 저금리기조 유지에 일조할 것이다. 다만 해외수요의 부진으로 인해 성장세가 다소 둔화되는 것은 감내해야 할 것이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 우리경제는 향후 상당 기간 불리한 대외여건에도 불구하고 유럽위기의 반사이익을 향유하면서 안정세를 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이점을 누리려면 잠재적인 문제점에 유의해야 한다. 저금리 지속으로 인한 가계부채의 확산이나 단기외자의 급격한 유출입으로 인한 환율불안 및 증시거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아울러서 복지수요의 확대가 재정건전성 훼손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세수확보와 복지전달시스템의 효율성 강화에도 주력해야 한다.




김상로 KDB산업은행 연금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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