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마침내 2011년 K리그 최강자를 뽑는 건곤일척 승부가 시작됐다.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챔피언을 결정하는 포스트시즌이 오는 19일 정규리그 3위 FC서울과 6위 울산 현대의 6강 플레이오프로 막을 올린다.
서울-울산전, 수원 삼성-부산 아이파크전 승자가 23일 준플레이오프를 펼치며 준PO 승자는 26일 정규리그 2위 포항 스틸러스와 챔피언결정전 진출팀을 가린다. 챔피언결정전은 30일과 12월4일 정규리그 1위 전북 현대와 1,2차전으로 치른다.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네 팀의 희망은 2007년 포항이다. 포항은 그해 정규리그 5위에 오르며 6강PO와 준PO, PO, 챔피언결정전을 모두 거쳐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매직'을 선보였다.
때문에 6강 PO 진출팀은 4년 전 포항처럼 극적인 우승과 더불어 포스트시즌 3위팀에 주어지는 마지막 1장의 2012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내기 위해 총력전을 펼칠 예정이다.
◇창 vs 방패..서울-울산(19일 오후 3시 서울W)
서울과 울산은 대표적인 창과 방패의 싸움이다. 서울은 올시즌 '데몰리션 콤비' 데얀(23골)과 몰리나(10골 12도움)의 활약을 앞세워 폭발적인 화력을 선보였다. 특히 데얀은 경기당 평균 0.79골로 역대 득점왕 가운데 가장 높은 순도를 보였다. 서울은 이에 힘입어 정규리그 56골로 전북(67골), 포항(59골)에 이어 득점 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수비 불안이 문제다. 정규리그에서 38골을 허용하며 6강 진출팀 가운데 부산(43실점)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실점을 했다.
이에 맞서는 울산은 전통적인 '수비의 팀'이다. 16개 구단 가운데 가장 적은 29실점의 짠물 수비를 보였다. 하지만 정규리그 33골로 6강 PO 진출팀 가운데 가장 빈약한 득점력을 보였다는 게 약점이다. 울산은 그러나 올해 서울과 맞대결서 1무1패로 밀렸지만 정규리그 막판 8연속 무패(5승3무) 행진의 상승세를 6강 PO에서도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야심이다.
K리그 감독 중 최고 연장자인 김호곤(60) 울산 감독과 최연소 사령탑 최용수(38) 서울 감독대행의 사제 대결도 흥미롭다. 이들은 동래고-연세대 선후배이자 최용수 감독대행이 연세대 다닐 때 김 감독이 연세대 지휘봉을 잡으면서 사제간의 인연도 만들었다.
◇노련미 vs 패기..수원-부산(20일 오후 3시 수원W)
올 초 수원의 분위기는 하늘을 찔렀다. 트레블(정규리그·AFC 챔피언스리그·FA컵 동시 우승)을 노릴 만큼 자타공인 최강의 전력과 위용을 뽐냈다.
하지만 FA컵 결승전 오심 논란과 AFC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서 알 사드의 비신사적 플레이에 이은 난투극 등 전혀 예상치 못한 악재가 잇따르며 허무하게 타이틀 두 개를 놓치고 말았다. 남은 건 K리그 챔피언. 하지만 올해 9골을 넣은 스트라이커 스테보가 난투극으로 AFC 징계(6경기 출장정지)를 받아 포스트시즌 출전이 불가능하게 됐다.
하지만 수원엔 '왼발의 달인' 염기훈(9골)과 이상호(6골), 하태균(2골)과 게인리히(3골)가 있다. 특히 역대 통산 다섯 번째 우승을 노릴 만큼 K리그 대표 명문팀다운 노련미로 3년 만에 챔피언컵 탈환의 기적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지난 6월18일 이후 홈 9경기 연속 무패 (8승1무) 상승세도 희망이다.
이에 맞서는 부산은 올해 수원과 맞대결에서 3전 전승을 거두며 '수원 킬러'로 이름을 높였다. 안익수 감독의 지휘 아래 양동현, 한상운, 임상협이 나란히 9골을 터트리며 2006년 챔피언십 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6강 PO에 진출하는 기쁨을 맛봤다.
수원 만큼의 노련미는 없지만 젊은 선수들이 패기로 똘똘 뭉쳐 상대팀을 압박하는 장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큰 무대가 처음인 어린 선수들이 단판승부에서 얼마만큼 제 실력을 발휘할 지는 물음표다. 주전 골키퍼인 이범영과 미드필더의 핵심인 박종우가 올림픽 최종예선에 나서는 홍명보호에 차출돼 결장하는 것도 아쉽다.
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 anju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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