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10년물 4일만에 7% 돌파..獨-弗 스프레드 사상최대 '佛등급 불안'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이탈리아 국채 10년물 금리가 4거래일 만에 다시 한계 수준인 7%를 넘어서고 프랑스와 독일 국채 간 금리차가 사상최고치로 벌어졌다. 유로존 부채위기가 중심부로 전염되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진정되지 않는 모습이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16일 대규모 투매로 유로존 국채가 된서리를 맞았다며 프랑스의 신용등급 강등, 이탈리아의 구제금융이 예상되는 수준까지 유로존 국채 금리가 치솟았다고 전했다.
유로존이 3분기에 힘겹게 성장세를 유지했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결국 유로존이 침체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고 이에 투자자들은 유로존 국채를 내던졌다.
유럽연합(EU) 통계청인 유로스타트는 15일 3분기에 유로존 국내총생산(GDP)이 0.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유로존이 연말까지 완만한 침체를 겪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도 4분기에 유로존 GDP가 전 분기에 비해 0.1% 감소하고 내년 1분기에는 정체될 것으로 예상했다. 3분기에 0.5% 성장한 것으로 나타난 독일 경제에 대해서도 낙관은 금물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로이터 통신은 "유로존 경제가 3분기에 간신히 성장세를 유지했지만 침체 위험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독일과 프랑스의 성장세가 부채위기의 한계점에 서 있는 국가들 때문에 약해질 것이라며 이코노미스트들이 내년 초 유로존 경제 침체를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 ZEW 경제연구소의 마이클 슈로더는 "독일 경제가 최소 1개 분기는 침체를 겪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내년 1분기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전망으로 유로존 국채 금리는 일제히 급등했다. 이탈리아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틀 연속 급등하며 4거래일 만에 다시 구제금융을 신청할 수밖에 없는 한계점으로 여겨지는 7%를 넘었다. 전일 대비 0.37%포인트 급등한 7.07%로 마감했다.
스페인 국채 금리도 0.23%포인트 급등해 6.34%로 거래를 마쳤다.
FT는 스페인과 독일의 국채 금리차가 중요한 분기점인 4.50%포인트 이상으로 벌어졌다고 지적하며 4.5%포인트 이상에서 아일랜드와 포르투갈이 구제금융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1.78%로 마감해 종가 기준으로 스페인 국채와의 금리차는 4.56%포인트를 나타냈다.
스페인 정부는 이날 국채 12개월물 입찰을 실시해 낙찰금리가 5.0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9월 입찰 당시 금리 3.61%에 비해 크게 급등해 정부 비용 부담이 크게 늘어났다.
프랑스와 오스트리아 국채 금리도 신용등급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상승했다. FT는 독일과 프랑스의 국채 금리차가 사상 최대인 1.92%포인트로 벌어졌고 오스트리아 역시 1.84%포인트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은 이 정도 수준이면 프랑스와 오스트리아가 더 이상 최고 신용등급(AAA)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영국 자산운용사 헤르메스의 닐 윌리엄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부채위기가 주변부가 아닌 유로존 중심부로 향하면서 시장이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병희 기자 nut@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