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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ECB 국채 매입 문제로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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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대통령 "무제한 매입해야"..분데스방크 총재 "정치인들이 문제 해결해야"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유럽중앙은행(ECB)의 유로존(유로 사용 17개국) 국채 매입을 둘러싸고 유로존 내부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남유럽 국가들은 유로존 부채 위기를 진화하기 위해서는 ECB가 유로존 국채를 적극 매수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반면, ECB와 유럽은행 관계자들은 문제를 해결해야 할 주체는 정부라고 맞서고 있다.


부채 위기가 확산되면서 유로존 내부 갈등도 증폭되고 있으며 이는 유로존 및 유로에 대한 신뢰 상실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독일 최대 은행 분데스방크의 옌스 바이드만 총재는 ECB의 유로존 국채 시장 개입에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 보도했다.


바이트만은 FT 인터뷰에서 "오직 정치인들만이 유로존 부채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면서 "정부에 대한 최종 은행으로 ECB를 활용하자는 제안을 거부한다"고 단언했다. 그는 ECB의 국채 시장 개입은 정부에 대한 자금공급을 금지한 유럽연합(EU) 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이는 시장의 불안정을 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걸음 더 나아가 유로존 국채문제 해결에 민간부문이 참여하도록 한 것은 시장의 신뢰를 잠식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바이트만의 주장은 ECB가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다한 만큼 이제는 각국 정부가 행동해야 할 때라고 말한 클라스 크노트 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 겸 ECB 집행이사의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도 '최후의 보루'로서 은행은 ECB의 역할이 아니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반해 아니발 카바코 실바 포르투갈 대통령이 ECB가 유로존 은행의 최후의 보루로서 유로존 국채를 무제한 매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ECB가 이탈리아와 다른 정부 국채를 '예측 가능하게, 무제한(foreseeable, unlimited)' 매입하면 유럽의 금융위기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ECB가 ECB의 임무를 좁게 해석하고 있다"면서 "ECB가 그 이상으로 가야 하며 유통시장에서 국채를 매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ECB는 최후의 보루인 은행이 돼야만 할 것"이라면서 "진정한 방화벽은 ECB 안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부채 위기가 심화되면서 유로존 내부 갈등도 확산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유로존과 유로화에 대한 불안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AFP통신은 네덜란드 극우 정당인 PW가 네덜란드가 유로존에서 탈퇴하고 자국 통화인 '길더'화를 재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PW의 예르트 빌더스 총재는 "길더 재도입을 검토하는 것은 분명 비용이 드는 것이지만 길더의 재도입이 궁긍적으로 우리를 더 부유하게 하지 않을지를 알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유로존 탈퇴 여부에 대해서도 국민투표를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로화에 대한 글로벌 은행들의 향후 전망은 극단적으로 엇갈리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토마스 스토플러 수석 외환 투자전략가는 이탈리아와 그리스에서 새로운 내각이 등장한 것이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을 줄였다며 유로당 1.40달러를 목표로 유로 매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모건스탠리의 한스 레드커 애널리스트는 정치적 불확실성과 이탈리아 국채 10년물 금리가 6%를 웃도는 것은 유로 약세 요인이라며 유로당 1.30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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