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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수능에 '대치동 논술' 불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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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직후 일주일, 1년 중 학생들 제일 많이 몰려

[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 조유진 기자]"수능이 쉬웠다는데 우리 아이는 수능을 망쳐서 논술에서라도 막판 뒤집기를 해야 합니다" 수능시험이 끝난 뒤 첫 주말인 12일, 자녀와 함께 서울 대치동 논술학원을 찾은 학부모 진모씨(45)의 하소연이다. 이른바 '족집게 고액 논술과외'로 이름난 대치동 일대는 수시모집 논술고사에서 '막판 뒤집기'를 위해 찾은 수험생과 학부모들로 주말 내내 북적였다.


이날 만난 대치동의 A논술학원 관계자는 "수능 직후 일주일은 1년 중 논술학원에서 가장 바쁜 시기"라며 "평소 20~30명 듣는 강의도 수능 뒤 일주일 동안 진행되는 파이널 특강 기간에는 최대 70여명까지 몰려든다"고 열기를 전했다. 논술고사를 앞둔 학생들은 학교도 가지 않고 아침 9시부터 밤 10시까지 하루 10시간에 이르는 강행군을 하기도 한다.

보통 파이널기간 동안 학원 시간표는 오전, 오후, 저녁 타임으로 쪼개서 운영되며, 1회 강의에 4~5시간이 소요된다. 학생들이 제시된 기출문제나 예상문제를 가지고 직접 답안을 작성한 다음, 문제 접근법과 답안 작성법에 대한 강사의 강의를 듣고, 자신이 처음 작성한 답안에 대한 첨삭을 받는 식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첨삭은 논술강사와 한 팀을 이루고 있는 4~5명의 전문첨삭강사들이 맡아서 한 학생당 10분씩 이루어진다.


이 기간에는 '고대반','성대반' 등과 같이 지원한 대학을 기준으로 반을 편성하는데, 대부분의 학생들이 여러 대학에 중복 지원해 논술 수업 역시 중복 수강하는 경우가 많다. B논술학원 관계자 조모씨(30)는 "대학마다 논술 출제 경향이 다르기 때문에 대학별 맞춤 강의를 듣는 식"이라면서 "맞춤형으로 진행하다보니 '기출문제' 중심으로 강의가 이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말 시험을 앞둔 고려대반의 경우, 일주일 동안 서너 차례 기출문제를 다루고, 기출문제와 모의고사에서 반영된 출제경향에 따라 만든 예상문제로 수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유명 논술학원의 경우, 수업할 장소가 부족해 다른 학원을 빌려서 수업하다 적발되는 경우도 생긴다고 C논술학원 관계자 윤모씨(28)가 귀띔했다. 윤씨는 "논술 학원의 강의실 대부분은 적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인데, 파이널기간에는 반마다 2~3배씩 몰린다"며 "기존 강의실에서는 한 번에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없다보니 근처 학원의 대형강의실을 빌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학원가를 찾은 학부모들은 반신반의하면서도 다른 대안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논술고사를 앞둔 아들을 데리고 왔다는 김옥희씨(50)는 "단기간에 논술실력을 키울 수는 없을 것 같지만 수능준비하면서 논술학원 꾸준히 다닌 학생들과 수준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일단 배경지식이라도 있어야 하지 않겠냐"면서 "답안 작성하는 요령이라도 익히자는 생각으로 등록시켰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 김 모씨(47) 역시 "독해나 요약하는 훈련은 혼자 해도 되겠지만 논술 전형에서 요구하는 최적의 답안이 있을 것"이라며 "그런 형식은 학원 아니고서는 단기간에 혼자 깨우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뜨거운 대치동의 분위기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들렸다. 전 모씨(48)는 "대치동의 메이저로 불리는 학원조차 수업시간 중에 답안 작성 요령을 익히는 시간은 1시간도 채 안 된다고 하더라. 대면 첨삭 시간도 10분 내외라 차라리 과외를 알아보려고 한다"면서 발길을 돌렸다.


'일주일 특강'의 한계에 대해서는 학원 관계자들도 인정하는 분위기다. 논술학원의 한 관계자는 "대치동까지 오는 학생들은 대부분 공부를 잘 하는 학생들"이라며 "학원 일주일 다닌 학생들이 기본 실력을 바탕으로 대학에 합격해도 고스란히 학원의 성과로 남기 때문에 대치동 논술학원이 더 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수십명씩 몰리는 대형 강의를 듣고, 10분 내외의 첨삭을 받는 수업을 들으려고 일주일동안 100만원 가량의 돈을 쏟아 붓는 경우가 다반사지만, 실제 시험에서는 얼마나 도움이 될지 미지수"라며 "특히 지방에서 일주일 동안 올라와 학원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안타까울 때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에서 체계적으로 논술교육이 이루어지는 것도 아닌데다 지방에는 논술전문학원도 적다보니 서울 학생들에 비해 글쓰기 실력이 많이 떨어진다"면서 "일주일 남은 시점에서 고칠 수 없는 부분들은 그냥 놔두고 최대한 마음 편하게 시험장에 갈 수 있게 도와주는 정도"라고 덧붙였다.




이상미 기자 ysm1250@
조유진 기자 tint@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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