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기성용의 공백이 아쉬움으로 남는 경기였다.”
지난 달 선수생활을 마감하고 지도자의 길을 준비하고 있는 이을용(36)이 스포츠투데이를 통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전을 지켜본 소감을 밝혔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1일(한국시간) 두바이 알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UAE와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4차전 원정 경기에서 후반 종료 직전 터진 이근호(감바 오사카)와 박주영(아스널)의 연속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B조 선두(3승1무, 승점10점)를 지키며 최종예선을 향한 중요한 분수령을 넘어섰다. 결과에서 이겼지만 조광래호는 전반과 후반 상반된 경기력을 보이며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겼다.
한국은 전반 내내 답답한 플레이를 펼쳤다. 선발 출전한 선수들의 몸놀림은 무거웠고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조광래 감독은 후반 들어 손흥민(함부르크)과 이승기(광주), 이근호를 연속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경기를 지켜본 이을용은 “전반전은 비교적 플레이가 단순했다. 공격과 패스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며 “수비는 안정감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공격진과 수비진의 간격이 넓었다”고 평가했다.
이을용은 어지럼증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한 기성용(셀틱)의 공백을 아쉬워했다. 그는 “선수들의 몸놀림이 무거웠다. 측면 공격이 원활하지 못했고, 짧은 패스로 중앙에 의존하다보니 상대 밀집 수비를 뚫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드필드에서 막힌 흐름을 풀어주지 못했다. 기성용처럼 중원에서 킥을 한 번에 찔러줄 수 있는 역할이 필요했다”며 “이용래(수원)와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이 전방으로 한 번에 넘어가는 패스를 통해 상대 수비를 흔들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후반전에 대해 이을용은 “전반보다 후반에 게임이 확실히 좋아졌다. 압박도 좋아졌고 교체 투입된 조커들이 경기를 잘 풀어줬다”며 “패싱타이밍이 빨라졌고 특히 손흥민이 분위기를 바꾸며 물꼬를 터줬다”고 전했다. 이어 “손흥민의 투입으로 측면 공격이 살아났다. UAE가 측면으로 커버를 들어가면서 중앙에 찬스가 생기고 순리적으로 게임이 풀렸다”며 “이승기도 A매치 데뷔전에서 제 역할을 다해줬다. 위치 선정과 움직임이 좋았고 원활한 패스로 이근호의 첫 골을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한편 한국과 같은 B조에 속한 레바논과 쿠웨이트 경기는 레바논의 1-0 승리로 끝났다. 이로써 레바논은 2승1무1패(승점 7점)로 쿠웨이트(1승2무1패, 승점 5점)를 밀어내고 조 2위로 올라섰다.
조광래호는 오는 15일 레바논과 3차 예선 5차전 원정경기를 앞두고 곧바로 레바논으로 이동해 담금질에 돌입한다.
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 s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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