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유럽, 자산매각 '할인판매' 나섰다

시계아이콘01분 07초 소요

[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 유럽 은행들이 자본 확충을 위해 잇따라 자산 매각에 나서고 있다.


스페인 최대은행인 산탄데르, 도이치방크 등 주요 은행들은 유럽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부채의 일부를 탕감해야하는 데다 새로운 은행 규정에 맞추기 위해 자본 확충이 시급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 유럽은행들이 자산 매각을 위해 놀랍게도 '할인 판매(fire sale)'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말 유럽 정상이 합의한 2차 그리스 구제금융 방안은 유럽 은행의 자본을 위협하고 있는 데다 그리스에 돈을 빌려준 유럽 은행들은 전체적으로 채권 원금의 50%를 탕감해 줘야 한다. 이와 함께 유럽은행들은 새롭게 적용된 BIS비율(Tier1)을 9%에 맞춰야 한다.

유럽은행감독기구(EBA)에 따르면 여기에만 총 1060억유로(약 166조원)가 필요하다.


컨설팅회사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에 따르면 유럽 은행들은 향후 10년간 대출 자산 1조8000억 달러 이상을 감가상각하거나 팔아야 한다. 2003~2010년 사이 970억 달러인 것을 비교해도 20배 가까이 많은 돈이 필요한 것이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의 리처드 톰슨은 "은행들은 특별한 영토나 부문에 집중하기 위해 불필요한 자산을 매각하며 자산 관리 계획을 다시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의 자산 매각은 이미 진행중이다.


지난주 아일랜드 정부가 국유화한 앵글로아이리쉬뱅크는 웰스파고에 상업용 부동산 대출을 갚기 위해 33억 달러를 팔았다. 이는 앵글로아이리쉬뱅크가 100억 달러 가까운 미국 내 부채를 덜어내기 위한 것이며 아일랜드 정부가 자산과 영업부를 줄이라는 요구에 따른 것이다.


스페인 최대 은행인 산탄데르는 30억유로(약 4조7000억원) 규모 보유 부동산을 시장에 내놨다. 여기에는 채무불이행으로 압류한 주택과 회사가 보유한 각종 부동산 자산이 포함됐다.


그러나 이 보유 부동산 주택 가격은 지난 4년간 24% 하락한데다 은행 간 모기지(부동산 대출) 저금리 경쟁이 벌어지면서 은행들은 이로 인해 큰 손실을 입게 됐으나 '할인 판매(fire sale)'을 해서라도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 NYT의 설명이다.


지난달 카타르투자청이 터키와 룩셈부르크에서 은행 자산을 매입할 계획을 발표하자 유럽 은행들은 이들과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다. 카타르 부유층들이 지난 8월에만 그리스 알파뱅크와 유로뱅크의 합병에 6억8600만 달러를 투자했다고 NYT는 전했다.


영국 컨설팅업체인 SRN의 랄프 실바 이사는 "주요 은행들은 시장에서 매력적인 자산들이 매각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자산 가격이 하락할 수록 가격이 시장 바닥을 칠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조윤미 기자 bongbong@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