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설문조사서 내년 환율 1000~1100원 전망..내년 경제 성장률 3~4%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국내 경제 전문가 10명 중 8명은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인해 내년 수출 환경이 올해보다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더블딥 우려가 제기되는 유럽과 미국 수출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9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민간·국책 연구소, 금융 기관 경제 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2012년 수출 환경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0%(매우 악화 7%, 다소 악화 73%)는 내년 수출이 올해보다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답했다. '올해보다 개선될 것이다'와 '올해와 비슷할 것이다'는 각각 10%를 기록했다.
이같은 전망은 최근 글로벌 재정 위기로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미국ㆍEU 등에 대한 수출 부진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유럽과 미국 시장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유럽은 86%가 올해보다 악화될 것이라고 답했으며, 이중 매우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도 33%에 달했다. 미국도 과반수(53%)의 응답자가 올해보다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해서는 현수준을 유지(43%)하거나 다소 약화(43%)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으며, 대일 수출은 현수준을 유지(63%)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그 외,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등은 현수준을 유지하거나 다소 개선될 것으로 관측했다.
한편 내년도 원-달러 환율은 올해보다 소폭 하락해 1000~1100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는 응답이 83%에 달했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초저금리 유지, 경기회복 지연 등으로 글로벌 달러 약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보다 소폭 하락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내년도 우리경제에 대해서는 3~4% 성장할 것이라는 응답이 80%에 달했다. 4~5% 성장할 것이라는 의견은 17%로 나타났고, 2~3%라는 의견은 3%에 그쳤다. 민간소비는 현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응답이 57%로 가장 많았으며, 설비투자는 올해에 비해 소폭 감소(40%), 건설투자는 내년에 소폭 증가(50%)할 것이라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3.4%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보다는 낮은 수준으로 세계경제 회복세 둔화에 따른 유가 및 원자재가격 하락, 기저효과 등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7%가 현재수준(3.25%)보다 소폭 인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최근 유럽재정위기는 정상회의를 통한 합의 도출 등 최악의 국면은 지났지만 위기 이전으로 회복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며, 이로 인한 경기둔화와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일정부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설문은 경제 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10월 21일부터 31일까지 e메일 조사를 통해 이뤄졌다.
이정일 기자 ja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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