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당> 월-금 KBS1 오전 8시 25분
학벌이 곧 신분인 사회에서 학력과 무관하게 아이디어와 패기로 자신의 사업을 일구어 가는 젊은 사업가들을 소개한 어제의 <아침마당>은 이 프로그램이 연예인의 신변잡기로 일관하는 동시간대 아침 방송들과 여전히 다른 색깔을 고수하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소재의 차별성은 세계관의 차이를 담보하지 않는다. 김재원 아나운서는 억대 매출을 올리는 CEO들을 소개하면서 이들의 이야기가 시청자의 자녀들에게 도움말을 줄 수 있는 표본임을 강조했지만, 방송은 정작 자녀 세대에게 팁이 될 수 있는 사업적 노하우나 인간적 경험담에는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대신 이들을 통해 오히려 자녀 세대를 이해할 수 있는 키워드를 찾기 위해 노력 하는 편에 가까웠다.
문제는 그 이해의 방향이 한참이나 어긋나 있다는 데에 있다. 소개팅 주선 사이트를 운영하는 출연자를 통해 알아보는 인기 있는 남성상, 여성상은 그 자체로도 공감을 사기 어려울 뿐 아니라 기성세대의 사고방식 안에서 왜곡된 해석을 낳을 뿐이었다. 인물들의 성공은 결국 매출액으로만 설명 될 뿐이었으며, 그나마도 동석한 부모님에게 “용돈을 얼마나 줬는가”를 질문하는 것을 통해 풀이되었다. 결국 방송은 출연자들의 물질적 성취를 통해 우등생이 아니었던 이들의 과거를 용서하고, 이를 통해 기성세대의 또 다른 관용을 모색한 것에 만족하며 마무리되었다. 출연한 인물에 대한 어떤 이해와 교감도 남지 않는데, 이들이 대변하는 젊은이들과 소통이 이루어질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방송은 계몽적인 어조로 엉뚱한 지점에서 ‘세상이 달라졌다’며 고개를 끄덕인다. 자녀들이 출근한 시간, 매일같이 장년들이 이렇게 은밀한 합의를 통해 자신들의 이해를 공고히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무섭지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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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윤희성 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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