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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약 골프장' 무더기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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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농약 잔류량 조사, 386곳중 185곳서 검출 인천국제CC선 고독성 성분 제주 에코랜드만 무농약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오는 주말에 골프 계획이 있는 사람이라면 제주 에코랜드 컨트리클럽(C.C)과 인천 국제C.C에 주목하는 게 좋겠다. 에코랜드C.C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농약 성분이 검출되지 않은 '안전한' 골프장인 것으로, 국제C.C는 고독성 살충제가 필드 곳곳에 숨어있는 '가장 위험한' 골프장인 것으로 정부 조사에서 나타났기 때문이다.


환경부(장관 유영숙)는 2010년 12월 말 기준 농약잔류량 검사결과 조사대상 386개 골프장 중 185개소의 토양, 잔디, 유출수 등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14개 성분의 농약이 검출되었다고 4일 밝혔다. 특히 "인천 국제C.C에서는 산업이나 공업상의 용도가 아니면 사용이 금지된 고독성 농약성분인 메티다티온(methidathion)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메티다티온은 우리나라에서 1974년에 고독성 농약으로 등록됐으며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에 의해 골프장에서 사용이 전면금지된 약품이다. 이번에 검출된 품목 가운데 위해성이 가장 높은 이 물질은 사람과 가축에 치명적인 위해성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과다노출시 근육경련, 호흡곤란 등을 유발할 수 있는 것이다.


메티다티온 외에 '농약관리법' 규정에 따라 잔디에 사용할 수 없는 농약 3개 품목도 4개 골프장에서 검출됐다. 이들 골프장은 경북 경주의 디아너스와 칠곡의 파미힐스C.C, 경남 사천 사천공군체력단련장 내 골프장, 서울 태릉체력단련장 내 골프장이며, 검출 성분은 농약캡탄(captane), 카보퓨란(carbofuran), 클로로타로닐(chlorothalonil)이다. 특히 카보퓨란은 쥐가 체중 1kg당 5mg만 먹어도 절반이 죽는 독성으로 분류된다.

이밖에도 골프장에 설치된 저수조에서도 농약성분이 검출돼 상수도 오염 위험까지 제기됐다. 지난 2010년 말 유출수에서 잔류검사를 실시한 결과 서울 남성대퍼블릭과 제주 세인트포골프장의 유출수에서 디아지논(Diazinon) 0.0009mg/L과 제초제로 쓰이는 이프로다이온(Iprodione) 0.0006mg/L이 검출됐다. 이들 농약의 검출량은 극미량이지만 하천으로 흘러들어가 상수도를 오염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건 환경상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10년사이 골프장이 크게 늘어나면서 농약사용도 덩달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골프장 단위면적당 평균 농약사용량은 17.41 kg/ha으로 나타났으며, 강원 영랑호CC가 94.7 kg/ha로 최고 사용량을 보였다. 반면에 제주 에코랜드C.C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골프장'인 것으로 판명됐다. 이 골프장의 관계자는 4일 "아직까지 골퍼들이 환경보다는 플레이에 더 좋은 잔디 상태에 주목하는 경향이 크다"면서 "그렇지만 친환경적 가치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토양 샘플링을 주기적으로 해서 농약 등 화학약품 유입 여부를 늘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 관계자는 "전국 골프장의 농약사용량 및 잔류량 검사결과 등을 인터넷을 통해 공개하여 운영자 스스로가 농약사용량을 줄이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자신이 즐겨찾는 골프장의 농약 위해성 여부는 '토양지하수정보센터'(http://sgis.nier.go.kr)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조유진 기자 t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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