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경 아우디코리아 마케팅 총괄 이사 책 출간…"수입차 업계 여성 인재에 도움 주고파"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남들이 하는 대로만 한다면 그들이 한 만큼밖에 할 수 없다는 걸 나는 안다. 새로운 것이 나올 수가 없다. 결론에 이르기까지 나는 철저하게 고민하고 방법을 찾는다."
'33살 수입차 최연소 여성 임원 승진' '아우디 아시아 최고 마케터' 등 화려한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이연경 아우디코리아 마케팅 총괄 이사가 수입차 여성 임원으로서 삶을 담은 '아우디 그녀, 세상을 사로잡다'(문학동네 출판)를 출간했다.
수입차 업계의 흔치 않는 책 출판인데다 자신의 인생을 담담하게 투영해 더욱 눈길을 끈다. 이 이사는 "수입차 대중화 시대에 수입차 업계 여성 임원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주기 위해 1년간 준비해 출간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책에서 "사람들은 아우디가 가는 곳에는 언제나 재미난 일이 벌어진다고 생각한다"며 "아우디코리아가 한국 진출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펼쳐온 마케팅 덕이 크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2006년 최고급 세단 'A8 B&O'를 출시할 때는 유럽의 유서 깊은 잘츠부르크 오페라페스티벌 투어를 진행했고, 2007년 스포츠카 'TT' 2세대 모델을 선보일 때는 파격적으로 천막돔을 치고 야외 파티를 진행했으며, 2008년 '뉴 A4' 출시 행사에서는 세계적 재즈밴드 '자미로콰이'를 최초로 한국에 초청해 화제를 낳았다.
그녀는 "새로운 모델을 출시할 때마다 타겟이 되는 소비자층이 가장 좋아할 만한 라이프 스타일, 문화 체험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고객들에게 다가갔다"며 이를 '핀셋 마케팅'이라고 규정했다.
2004년 출범한 아우디코리아의 '1호 사원'이기도 한 그녀는 4년 뒤인 33살 나이에 임원을 달았다. 남다른 마케팅 능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마케팅은 세상에서 가장 창조적인 일'이라고 정의한 그녀는 2008년 세계 59개국 아우디 지사의 마케팅 활동을 평가하는 아우디 커뮤니케이션 어워드에서 영국, 캐나다와 함께 세계 3대, 아시아 1등의 마케팅 담당자로 선정됐다.
이 이사는 "남들이 하는 대로 하면 된다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역발상을 통한 차별화가 아우디 색깔을 정립시켰다고 고백했다. 이는 아우디코리아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2004년 3.46%에 그쳤던 시장 점유율은 2010년 8.75%로 성장했다.
이 이사는 "매 순간 새로운 것을 즐겁게 흡수하고 문화를 퍼뜨리고 다녔던 '날라리적' 기질과 열정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면서 "여성에 대한 편견이 가득한 곳에서 오히려 그 어려움을 즐기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이정일 기자 ja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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