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합처럼 딱 붙는 나노섬유
[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홍합족사(足絲)의 특징을 이용한 만능 접착제인 복합나노섬유가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홍합은 바위에 달라붙어 있으면서도 파도에 휩쓸리지 않는다. 비결은 바로 홍합이 만드는 실 모양의 족사때문이다. 접착력이 강해 한 가닥의 족사로도 12kg을 들어올릴 수 있다. 또 다른 접착제와 달리 물속에서의 접착력도 우수한 편이다.
홍합족사의 특징을 이용한 복합나노섬유는 포스텍 차형준 교수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홍합족사의 주성분은 피부나 뼈, 힘줄 등을 만드는 콜라겐 섬유질이다. 그 사이사이에 접착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 있어 콜라겐 섬유끼리 강하게 결합시키고 있는 것. 차 교수팀은 홍합의 단백질 중 주요 요소들을 유전자 재설계 기술을 통해 고농도의 수용성 단백질을 대량 생산해내고 분리 정제 하는데 성공했다.
지금까지는 1g의 단순 세포 접착제를 추출하기 위해 1만 마리의 홍합이 필요했다. 1g에 7만5000달러에 거래될 만큼 고가지만 그 효능은 인정됐다. 차 교수팀이 개발한 복합나노섬유는 세포 내에 신호를 전달하는 생체활성 펩타이드를 결합시켜 일반 세포접착제와 가격은 비슷하면서도 접착률과 생체활성도를 두 배 이상 높였다. 향후 값싸고 기능성 높은 조직공학용 재료 및 의료용 소재개발에 적극 활용될 수 있어 세계적인 관심도 끌고 있다.
복합나노섬유는 별도의 물리·화학적 처리 과정없이 다양한 표면에 부착시킬 수 있다. 즉 단백질, 핵산, 당과 같은 의료용 생체물질을 복합나노섬유를 통해 부착이 가능한 표면상태로 바꾸지 않고도 단번에 결합시킬 수 있다. 무엇보다 생체내에서 인간세포를 공격하거나 면역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생체친화적인 재료이기도 하다. 기존에는 부착할 수 있는 상태료 표면을 바꿔야 하기 때문에 복잡한 과정이 필요했다. 또 생체물질끼리의 결합도 효율적이지 않았다.
향후 복합나노섬유를 응요할 수 있는 분야는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일반적인 접착용 뿐만 아니라 뼈나 치과 임플란트에 활용할 수 있는 의료용 접착제, 수술용 봉합사 대체, 약물전달물질 활용 등 의약품과 식품, 화장품, 연구용 시약 등 다양한 분야에 고부가가치의 단백질성 소재로 응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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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형준 교수는 "다양한 종류의 생체물질을 복잡한 결합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표면에 바로 효율적으로 붙일 수 있는 신개념의 코팅 플랫폼을 개발한 것"이라며 "원천소재기반 연구이기에 향후 값싸고 기능성 높은 조직공학용 재료 및 의료용 소재 개발에 적극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차교수팀의 연구 결과는 화학분야의 권위있는 학술지인 '앙게반테 케미'에 지난달 19일 게재됐으며 독창성을 인정받아 표지 논문으로 발표됐고 특허로도 출원됐다.
진희정 기자 hj_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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