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거티브 전략 안먹혔다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후보에겐 반드시 필요하다. 대중들은 즉각 반응한다.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가장 쉽고 빠른 수단이다. 단 도가 지나치면 역풍을 맞기 십상이다. 바로 네거티브 선거전이다.
네거티브는 상대 후보의 약점을 폭로, 인신공격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나를 뽑아달라고 외치는 것이다. 확실한 근거를 바탕으로 상대방의 약점을 캐내면 유권자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되지만 그게 아니라면 오히려 본인에게 독이 될 수 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선 유독 네거티브가 성행했다.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가 선거 초반 박원순 시장에게 크게 뒤쳐져 있었기 때문이다. 나 후보 입장에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다. 안철수 바람을 넘어설 다른 방도를 찾기 힘들었다. 당이 총동원됐다. 6개월 보충역 병역 비리 의혹, 참여연대와 아름다운재단의 대기업 때리기 논란, 서울대ㆍ하버드ㆍ스텐포드 대학의 학력위조까지. 박 당선자의 부인과 형, 작은할아버지 등 대상도 가리지 않았다.
초반 효과는 있는 듯 했다. 두 자릿수 까지 벌어졌던 격차가 초박빙 판세로 전개됐다. 탄력받은 나 후보측은 네거티브 수위를 더욱 높여갔다. 그게 잘못이었다. 박 시장 측이 조목조목 반박하자 대중들은 오히려 나 후보쪽에게 "하다하다 별걸 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네거티브에 대한 시민들의 피로감도 심해졌다.
결과적으로 네거티브의 부메랑은 나 후보가 맞았다. 선거 후반 방어만 하던 박 시장도 공격모드로 돌아섰다. '연회비 1억원 짜리 피부클리닉 출입 논란'이 가장 큰 타격을 줬다. 서울시민들을 충분히 자극할 수 있는 소재였다.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도 치명상을 입혔다. 거기에 부친 사학재단 청탁 의혹도 겹쳤다. 오히려 선거막판 네거티브 때문에 옴짝달싹 못하게 된 건 박 시장이 아니라 나 후보였다.
정치권에선 "이런 식의 네거티브면 다음 선거에선 조선시대 할아버지가 저지른 잘못도 의혹이랍시고 들고 나오겠다"는 자탄이 나왔다.이상돈 중앙대 법대 교수는 "선거운동이 너무 지저분했다. 나 후보나 박 시장 모두 자신의 이미지를 망쳐버렸다"며 "결국 유권자들도 이쪽이 더 싫으니 조금이라도 덜 싫은 저쪽을 찍자는 식으로 표를 던질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심나영 기자 s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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