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 세계 최대 건설채굴장비 생산업체인 미국의 캐터필러는 지난 24일 예상외의 높은 3분기 실적을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특히 더글러스 오버헬먼 캐터필러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내년에는 미국과 세계 경제가 개선되면 매출이 최고 20%는 늘어날 것이라고 장담해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3분기 매출과 순익은 각각 157억 달러와 11억4000만 달러(주당 1.71달러)로 각각 전년 동기에 비해 무려 41%와 44% 증가했다. 매출과 순익은 각각 전문가 예상치 149억 달러와 주당 1.57달러를 넘어섰다.
오버헬먼은 “전세계에 상당한 경제적 정치적 불확실성이 있지만 현시점에 우리 업계에서는 그런게 별로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느리더라도 지속적인 경제회복이 우리에겐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캐터필러는 세계 경제는 올해 3%, 내년에 3.5% 성장할 것으로 발표했다. 미국은 올해 1.7%, 내년 2.5% 성장하고 중국은 올해와 내년 각각 9.3%와 약 9% 성장할 것이라는 게 캐터필러의 전망이다.
그는 25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거의 매일 직원들과 외부인사로부터 상황이 2008년과 거의 흡사하지 않느냐는 문의를 받는다”면서 “일부, 거시측면에서 유럽의 금융시장 상황에 국한해서는 그럴지도 모르지만, 회사 내부에서는 2008년 중반과 같은 유사성은 거의 없다”고 단언했다.
전문가들도 오버헬먼의 의견에 동조한다. 전체로서는 경제가 실망스러울 정도의 회복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공업용 기계류와 광산, 농업과 관련된 부분은 나머지 다른 부분에 비해 월등히 좋은 실적을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급성장하는 아시아의 광물자원 수요 덕분에 호주 등 철광석과 석탄,점결탄 등의 광물 수출이 늘었다. 광물 수출업체들은 채굴과 운송을 위한 굴삭기와 대형 트럭을 사들이거나 노후장비를 대체하기 위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일례로 세계 최대 광산업체인 BHP빌리턴은 자본지출 규모가 올해 150억 달러, 내년에 2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캐터필러의 매출과 순익이 늘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 7월 인수한 부사이러스 인터내셔설(Bucyrus International Inc)은 매출증가의 근 절반을 담당하면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FT는 부사이러스가 없었다면 3분기 매출이 146억 달러에 그쳤을 것이라고 지적했을 정도다. 부사이러스는 드릴 등 광산 채굴기계류를 생산하는 업체로 캐터필러는 76억달러에 인수했다. 올해 매출기여도는 올해 20억 달러, 내년 50억 달러로 예상된다.
오버헬먼은 “올해는 멋진 해이지만 내년에는 더 좋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올해 매출은 연초 전망치 560억~580억 달러 가운데 상단인 58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내년 매출도 이보다 10~20%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회사측은 역대 최고치인 주문재고를 소화하기 위해 공장을 최대한 가동하고 고용도 크게 늘릴 계획이다. 3분기에 근 5000명을 고용했지만 손이 달리기 때문이다.
오버헬먼은 일리노이주 밀킨대를 졸업한 직후인 1975년 캐터필러 재무부서에 입사해 한평생을 보낸 재무통이다. 그는 1995년 부사장이 됐고 98년까지 회계와 재무, 세금과 투자자관계 등을 책임지는 최고재무책임자(CFO) 직을 수행했다. 그는 2010년 7월1일 짐 오웬스의 뒤를 이어 CEO에 오른 뒤 같은 해 11월 이사회 의장이 됐다. 해수로 36년째 근무하고 있다. 그의 부친은 트랙터 제조업체인 ‘존디어’의 세일즈맨이었다. 그의 피속에는 기계류 시장을 읽는 본능이 흐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조윤미 기자 bong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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