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홍수 HDD 생산 차질 삼성전자 SSD 수요 기대
[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태국 홍수로 인한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생산 차질이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부문에 나비 효과로 돌아올 전망이다. HDD 가격 상승이 삼성이 밀고 있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의 보급 확대에 일조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사상 최악의 홍수를 겪고 있는 태국은 전 세계 HDD 공급량 25%에 달하는 생산기지와 주요 HDD 부품 공장이 밀집돼 있다. 홍수 여파로 이 공장들이 물에 잠기며 HDD 공급량 감소와 함께 가격 급등으로 이어졌다. 가격정보 사이트인 다나와에 따르면 1TB(테라바이트) HDD는 지난달 말 대비 가격이 40% 이상 급등하며 10만원 선을 돌파했다. 2TB HDD 역시 8만원대에서 13만원대로 가격이 뛰었다.
HDD 가격 급등으로 화색이 도는 곳은 낸드 플래시 기반의 SSD 쪽이다. SSD는 반도체를 이용한 대용량저장장치로 삼성전자가 차세대 매체로 밀고 있다. 삼성이 HDD 사업부를 시게이트에 매각키로 결정한 것도 SSD를 핵심으로 키우기 위해서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 때문에 점유율 증가가 빠르지 않았는데 이번 홍수로 HDD와의 가격 격차가 줄어들면서 SSD로의 세대 교체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분석된다. 다나와에 따르면 HDD 가격 급등 이후 SSD 판매율이 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홍완훈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 부사장도 전날 삼성 반도체 CIO 포럼에서 "태국 홍수 영향으로 HDD 대신 SSD를 찾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시장점유율이 10~20% 수준까지 올라오면 SSD가격이 하락하면서 보급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HDD 생산 차질이 긍정적인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다. HDD 등 주요 PC 부품 공급 문제가 4분기 PC생산량 감소로 연결되면서 범용 D램 수요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현재 주요 HDD 공급 업체들은 약 4주 정도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에 비해 홍수 종료 이후 태국 HDD 생산 시설 복구는 6주가량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될수록 PC제조사와 메모리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PC용 D램은 전체 메모리 시장의 55%를 차지하는 핵심 분야라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홍수 종료 시기와 복구 속도를 정확히 파악해야 결론 내릴 수 있지만 현재 추세로는 4분기 PC 생산 일부 차질과 그에 따른 메모리 수요 감소가 예상된다"며 "HDD 재고와 복구 시간간의 간격을 좁히는 것이 중요한데 일부 기업은 HDD 재고를 2~3주 정도로 낮게 유지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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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기자 jis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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