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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영화배우 여러분, 오해해서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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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영화배우 여러분, 오해해서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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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마키 히로시가 <노다메 칸타빌레>의 치아키로 정점을 찍었을 때, 그의 나머지 반쪽이 궁금했다. 만화의 황당무계함, 드라마의 돌발과 천연덕스러움으로 치장된 캐릭터 속에 배우 타마키 히로시의 얼굴은 딱 절반만 보였다. 이후 공개된 영화 <변신>을 보고서는 알고 있다 생각했던 반쪽마저 희미해졌다. 뇌 이식 수술로 타인에게 인격을 지배당한 남자 타마키 히로시는 예상하지 못한 그림이었다. 쉽게 말하면 그는 <변신>에서 연기를 너무 못했고, 곰곰이 더듬어보면 이성과 광기를 오가는 <변신>의 역할이 그에게 적절한 장치를 제공해주지 못했다.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와 영화 <변신>은 그저 서로 맞지 않는 퍼즐 조각이었다. 그리고 이어진 영화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 <키즈>, <뮤 MW>까지. 치아키로 다가온 타마키 히로시는 계속 불안했다. 잡힐 것 같던 그림은 사방으로 튕겨나갔다. 그의 나머지 반쪽 얼굴을 본 건 의외지만 무대 위 노래하는 모습에서였다.

뾰로통한 얼굴 뒤 수줍은 시바사키 코우의 얼굴


일본 영화배우 여러분, 오해해서 미안합니다 시바사키 코우는 다수의 영화에서 뾰로통한 얼굴을 보여주지만, 음악은 그녀의 깊은 속마음을 대변해준다.


지리적인 이유로, 혹은 문화적 시차 때문에 일본 배우들을 오해하는 일이 종종 있다.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배우 아오이 유우는 사실 일본에선 대중 스타라 말하기 힘든 구석에 속하고, 일본을 대표하는 배우 오다기리 죠는 일본에서 마니아들의 지지를 받는다. 국내에선 그저 <고쿠센>의 반짝 스타 나카마 유키에가 일본에선 톱 랭크의 출연료를 받고, 소노 시온의 영화 <러브 익스포져>로 간신히 얼굴을 알린 배우 니시지마 타카히로는 오리콘차트 1위를 왕왕하는 댄스그룹 AAA의 멤버다. 특정 작품의 유별난 인기 탓에, 그리고 소개되지 못한 다수 작품의 안타까운 운명으로, 국내에선 이렇게 일본 배우의 절반만 보는 일을 자주 범하고 만다. 노래하는 배우의 연기만 볼 때도 그렇다. 나고야 남자 타마키 히로시의 걸걸하고 유쾌한 본색은 연기보다 노래에 더 진하게 묻어나온다. 다소 수수께끼 같은 이미지의 여배우 시바사키 코우의 진면목은 그녀의 노래 속에 숨어있다. 배우의 노래를 들으며 그들의 몰랐던 얼굴을 마저 보게 된다.

시바사키 코우가 11월 새로운 그룹을 꾸려 앨범을 낸다. ‘galaxias!’란 이름의 3인조 밴드. 국내에선 영화 <고>, <메종 드 히미코>, 드라마 <갈릴레오>의 여자 주인공으로 알려져 있지만 시바사키 코우는 연기를 시작한 직후 가수로 앨범을 냈다. 2003년 RUI란 이름으로 발표한 영화 <환생>의 주제곡 ‘달의 물방울’은 뾰로통한 표정의 그녀가 숨기고 있던 여린 속마음의 표현이었다. 시바사키 코우는 2007년 드라마 <갈릴레오>에 출연하면서는 후쿠야마 마사히루와 ‘KOH+’이름의 프로젝트를 꾸렸고, ‘키스해줘’란 노래를 불렀다. 이후 영화 <용의자 X의 헌신> 때에는 주제곡 ‘최고의 사랑’을 발표했다. 가끔은 새침하고, 가끔은 용감하며, 또 가끔은 냉소적인 그녀의 연기 옆자리를 가끔은 솔직하고, 가끔은 수줍으며, 또 가끔은 따뜻한 그녀의 노래가 채운다. 시바사키 코우의 연기와 노래는 서로 맞물리는 퍼즐의 조각이다.


음악을 들었을 때 더욱 선명해지는 오다기리 죠의 얼굴


일본 영화배우 여러분, 오해해서 미안합니다 오다기리 죠의 기행과 후쿠야마 마사하루의 연기는 그들의 음악을 들었을 때 더 이해할 수 있다.


오다기리 죠의 어둠, 난해한 패션, 짙은 수염과 긴 머리도 그의 노래를 통하면 더 쉽게 다가온다. 국내에선 영화 <메종 드 히미코>와 드라마 <시효경찰>로 얼굴을 알린 오다기리 죠는 이후 돌발적인 이미지의 연속이었다. 꽃미남의 틀을 멀리 벗어나 영화를 골랐고 늘 침묵과 어둠 속에서 인터뷰에 응했다. 어둠 속 미로를 걷는 배우였다. 그리고 그가 2006년 발표한 < WHITE >와 < BLACK > 앨범은 명확하지 않았던 그의 그림자에 빛을 비쳐줬다. 자전적인 작업에 가까웠던 앨범 < WHITE >와 < BLACK >에서 오다기리는 전자 음 속 허공에서 길을 찾고, 멜로디 뒤 숨어있던 메시지의 꼬리를 찾아낸다. 배우 오다기리 죠가 넓게 퍼진 길 위의 방황이라면, 음악 하는 오다기리 죠는 보다 작은 골목길 속 어둠의 스케치다.


일본에선 가수로도 정상인 후쿠야마 마사하루의 연기도 그렇다. 그의 연기는 그의 무대를 알고 볼 때 더욱 잘 전해진다. 충분히 멋있지만 나르시즘에 빠지지 않는 후쿠야마의 연기는 인간의 한계를 인정하고, 삶에서 최선을 다하는 그의 삶에서 나온다. 그리고 연기와 함께 그 삶의 한쪽을 노래가 설명한다. 뉴스 프로그램 < NEWS ZERO >에 쓰였던 후쿠야마의 노래 ‘도표’는 “사람을 만나고 사람을 믿고 사람에게 배신당해, 사람을 미워하고 사람을 용서하고 다시 사람을 안다”고 읊는다. 드라마 <갈릴레오>에서 유카와 교수의 여유 있는 품, <료마전>에서의 당당한 기품을 역으로 짐작하게 히는 노랫말이다. 배우가 노래를 할 때, 연기자가 무대에서 마이크를 잡을 때, 우리는 이렇게 그들의 숨겨진 반쪽을 만난다. 오해해서 미안하고, 몰라봐서 실례다. 가끔은 배우도 연기보다 노래가 더 적절할 때가 있다.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정재혁 칼럼니스트
10 아시아 편집. 장경진 thre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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