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파크 컨소시엄, 삼성 MRO사업 매각 우선협상자로
주성, 2000년 납품 갈등 계속..벤처 수장으로 관계개선 나서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인터파크 컨소시엄이 삼성계열 기업소모성 구매대행(MRO)업체인 아이마켓코리아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낙점됨에 따라 이 컨소시엄에 참여한 벤처기업협회 황철주 회장과 삼성간 악연이 끝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은 24일 이번 매각 우선협상자로 인터파크 컨소시엄을 선정, 구체적인 매각조건 협상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컨소시엄에는 벤처기업협회 회원사들과 사모펀드 H&Q 등이 포함됐다. 삼성은 "매각취지와 인수 후 사업운영 능력 등을 고려한 결과"라며 "세부 인수조건에 대한 협의를 마무리한 뒤 내달 초 계약을 체결하고 연내 매각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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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측은 사업능력의 경우 인터파크의 노하우를 높이 샀으며, 벤처협회 회원사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는 인터파크 컨소시엄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하는 것이 동반성장을 위한 이번 매각의 취지에 부합된다고 판단했다. 벤처기업은 100여개 정도가 참여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이기형 인터파크 회장은 이번 인수에 적극 의지를 갖고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회장 역시 중소벤처기업들이 한단계 성장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라며 컨소시엄에 참여할 기업을 모으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다만 주성엔지니어링을 경영하고 있는 황 회장과 삼성간 악연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회사 설립 초기 반도체장비 등을 삼성에 납품하며 사세를 확장하던 주성엔지니어링은 2000년대 초 삼성과 갈등을 겪으면서 거래가 끊겨 존폐의 기로에 섰던 적이 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10년 이상이 지난 현재까지도 삼성과의 거래가 끊긴 상태다. 이후 황 회장은 삼성에 대한 비판을 계속해왔다.
그럼에도 삼성이 인터파크 컨소시엄을 낙점함에 따라 그동안 삼성을 비판해 온 황 회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황 회장은 벤처기업협회가 지난달 컨소시엄에 참여한 이후 삼성에 대한 비난 등을 자제하며 관계 개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컨소시엄의 인수 무산이 삼성과 악연을 이어 온 자신의 탓으로 여겨질 수 있는데다 우선협상자 선정 이후에도 삼성 계열사 물량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삼성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대신 황 회장은 중소상공인들과 소원한 사이가 될 처지에 놓여 있다. 실제 MRO 관련 중소상공인단체는 최근 황 회장을 만나 인수에 부정적인 입장을 전하려 했다 황 회장의 고사로 만나지 못했다.
박일근 한국베어링판매협회장은 "이전까지는 삼성그룹 계열사로 있으면서 사업을 확장하는 데 제약이 있었으나 인터파크 인수 이후 더 공격적으로 사세확장에 나서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동반성장위원회 내부에서 대형 MRO업체에 일정한 규제안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아이마켓코리아의 인수과정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동반성장위에 따르면 현재 이장우 경북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한 MRO실무위원회가 꾸려져 MRO업종에 대해 다양한 측면에서 논의중이다. 실무위에는 아이마켓코리아를 비롯한 대기업MRO 4곳과 베어링·공구 등 MRO 관련 중소상공인단체 4곳이 포함됐다.
실무위는 오는 27일께 사업영역 등을 포함한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의 사업조정안이 일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특정품목에 국한됐다면 새로 나올 가이드라인은 MRO산업 전반에 적용될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대기업MRO들이 그룹 계열사나 다른 대기업을 상대로만 영업한다', '중소기업을 상대로 신규영업에 나서지 않는다' 식의 조정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이 매각 이후에도 향후 몇년간 계열사 물량을 보장해주겠다고는 했지만 이같은 가이드라인으로 인해 신규영업에 제한이 생길 경우 인수과정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같은 가이드라인이 인터파크 컨소시엄이 인수하는 아이마켓코리아에도 적용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실무위에서도 아직 이와 관련한 논의는 없었다. 이장우 MRO실무위원장은 "앞서 3차례 회의에서는 MRO산업 전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며 "아이마켓코리아 매각과 관련해선 따로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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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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