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1%시대]쪽방촌의 겨울나기"악취 나도 여기서 살겠다"

시계아이콘01분 59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쪽방촌, 그리고 겨울

[1%시대]쪽방촌의 겨울나기"악취 나도 여기서 살겠다" 무너져가는 쪽방. 집주인의 무관심으로 바닥이 터져 나오고 있다.
AD


[아시아경제 황준호, 박충훈 기자] 돈의동, 영등포 등 쪽방촌은 겨울 준비가 한창이다. 여름내 잠자고 있던 보일러는 쿨럭이며 검은 연기를 내뿜었다. 사람들은 밖으로 나와 헤진 보도블록을 다듬고 하수도 정비에 여념이 없었다. 반면 집주인의 무관심으로 집이 쓰러지기 일보직전임에도 내팽개쳐진 집도 많았다. 주거 생태계의 최전방에 위치한 쪽방촌의 한 면을 살펴봤다.

◇ 이씨의 쪽방촌 함께 살기= 이해완씨는 아침 일찍부터 복지회관으로 향했다. 그는 종로구 돈의동에 위치한 '돈의동 사랑의 쉼터' 지하에 목욕탕에서 간단히 샤워를 마치고 쪽방촌내 어르신들께 문안인사를 하러 돌았다. 점점 사나워지는 날씨에 밤새 감기라도 걸리지 않았을까 하는 염려 때문이었다.


[1%시대]쪽방촌의 겨울나기"악취 나도 여기서 살겠다" 휠체어에서 먹고 잔다는 홍씨의 방안. 1층에 위치한 홍씨의 방은 불투명한 유리가 달린 철제 슬라이드 도어를 사이에 두고 위치해 있다.

이날도 그는 휠체어 홍승준씨가 그의 손길을 찾았다. 급하게 이씨가 홍씨의 방문을 열자 홍씨의 등이 바로 보였다. 홍씨는 0.8평되는 방에 tv와 식기만을 두고 휠체어 위에서 생활했다. 휠체어 위에서 밥을 먹었고 그 위에서 잠을 잤다. 휠체어를 목숨보다 아꼈다. 홍씨는 이날 휠체어가 말을 듣지 않자, 급하게 이씨의 도움이 필요했다. 이씨가 AS센터에 전화를 하는 것으로 응급조치는 이뤄졌다.

홍씨는 휠체어에서 살면서도 쪽방촌이 좋다고 말한다. 장애인 요양원 등을 전전했지만 아는 사람도 없고 술친구도 없었다. 몸이 편하더라도 사회적으로 결여된 생활은 더 힘들다는 판단이다. 특히 오늘처럼 휠체어가 말을 듣지 않으면 답답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이씨와 돌아오는 길 쓰러져 가는 한 쪽방이 눈에 띄었다. 집주인의 관심 밖에서 멀어진 쪽방 중 하나였다. 주민들은 앞으로 내릴 눈을 걱정했다.


[1%시대]쪽방촌의 겨울나기"악취 나도 여기서 살겠다" 이씨가 거주하고 있는 쪽방의 모습. 방은 냉방이었다. 이씨는 밤이 되면 불이 들어온다고 했다. 양 벽면은 판넬로 이뤄져 있다.

이씨는 어릴적 소아마비 증세가 있었다. 이후 초등학교 때 계모라는 사실을 알고 집을 나왔다. 종로 거리에서 구걸도 하면서 어렵게 삶을 지탱했다. 외환위기까지는 그래도 직업이 있었다. 하지만 나이도 많고 장애도 있는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그는 노숙인으로 전락했다. 2005년 장애인협회에서 주선해 박스를 쌓는 일을 하며 100만원이 넘는 돈을 벌었지만 허리를 다치면서 쪽방촌으로 흘러왔다.


기초생활수급 지원금 43만원이 그가 한 달간 벌어들이는 돈의 전부다. 교회를 다니며 술도 먹지 않는 그는 지금도 직장을 구해 자립하고 싶다고 말한다. 다만 이제는 가족같은 주민들을 떠나 살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한다.


◇쪽방 "이곳에서 삶을 정리"= 영등포 쪽방촌 골목에는 공사가 한창이다. 폭이 1m 남짓한 골목길에 자갈을 깔고 시멘트를 부어 다지는 공사다. 영등포구청이 이번 달부터 하수도 개보수 등 정비사업을 시작했다. 대부분 낡은 목조 건물로 1평도 채 안되는 방들이 빼곡히 들어찼다. 보통 건물의 외벽 두께 정도에 방을 만든 건물도 존재한다.


쪽방촌 중간에 위치한 M식당은 건물 뒤편에 베니어 합판으로 겨우 구분만 해둔 방을 만들어 놓고 숙박업도 겸하고 있다. 세입자들은 기초생활수급비를 받아 방세를 내고 식당에서 술도 사먹는다. 식당 주인은 이들의 생활 수급비 통장을 대신 관리해주기도 한다. 기초생활수급비는 고스란히 월세와 술값으로 바뀌어 주인 손에 쥐어진다.


쪽방촌이 아예 무법천지인 건 아니다. 근 40년에 걸쳐 형성된 곳이니만큼 눈에 띄지 않는 규율이 존재한다. 방에서 유난히 악취가 나는 이는 이웃들로부터 배척받는다. 갓난아기가 있는 집은 이웃들로부터 아기 울음소리가 시끄러우니 쪽방촌 외곽으로 이사하라는 권유를 받기도 한다.


주민 노양훈씨(52)는 쪽방촌 입구에 있는 광야 교회가 신앙심이 깊은 주민에게 '특별공급'한 건물에 산다. 이 5층 건물에는 약 100여명이 산다. 교회가 지원해주는 곳이라 다른 곳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보통 비슷한 수준의 방이 20만원이 넘는다고 한다. 노씨는 3.3㎡ 남짓한 방에 2만원짜리 전기매트를 깔고 구호단체에서 받은 PC도 설치했다. 인터넷은 월 1만7000원의 요금을 내고 연결했다.


노씨는 젊은 시절 영등포와 가리봉 일대를 주름잡던 건달이었다. 가족과 헤어진 후 필로폰과 대마초에도 손을 댔고 수차례 자살시도까지 했다. 지금은 교회 집사다. 노씨는 더이상 바라는 것도 없고 여기서 생을 정리하는 곳으로 삼겠다고 말한다.


노씨는 쪽방촌에 머물며 쟁쟁한 사회인사를 만났다. 올해만 해도 김황식 국무총리를 비롯해 수많은 인사들이 다녀갔다. 그는 12년째 여전히 쪽방촌에 살고 있다.




황준호, 박충훈 기자 rephwang@ ,parkjovi@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