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장관 오락가락
우윳값 인상 놓고 2개월 만에 입장 180도 바뀌어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흰우유 가격 인상과 관련해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의 태도가 2개월 만에 180도 바뀌었다. 두 달 전 낙농가와 우유업계 간 원유(原乳)값 협상때만 해도 "원유값이 오르더라도 올해 안에 (소비자)가격이 안 올라가도록 하겠다"던 그가, 두 달이 지난 지금엔 "올해 안에 올리는 것이 낫다"고 입장이 완전히 바뀐 것.
서 장관의 태도가 이렇게 급변한 까닭은 뭘까.
서 장관은 낙농가와 우유업계가 원유값 인상을 놓고 막판 협상을 벌이던 지난 8월10일 한 라디오프로그램에 출연해 "원유값 인상이 되더라도 올해 말까지는 (우유)소비자 가격이 안 올라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정부에서 유업체에 적극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후 원유 가격은 1ℓ당 138원 인상됐고, 서 장관은 서울우유와 남양유업, 매일유업, 빙그레 등 유업계 '빅4'를 포함해 5~6곳의 유업체 대표들과 직접 만나 원유값 상승이 곧바로 우유 가격에 반영되지 않도록 유업체 대표들에게 가격인상 자제를 당부했다.
그러던 그가 지난 17일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갖는 자리에선 "우유가격 인상을 내년 초로 미루면 내년 물가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얘기를 꺼낸 뒤, "최근 농산물 가격이 안정되고 있는 만큼 지금 가격을 인상하는게 좋을 수도 있다"며 예전과 전혀 다른 논리를 전개했다.
또한 서 장관은 "우유가격 인상요인이 크다는 유업체 의견에 동의한다"며 유업체의 우유값 인상을 어느정도 묵인하겠다는 발언까지 서슴치 않았다.
이런 장관의 뜻을 미리 알고있었다는 듯 우유업계의 선두주자인 서울우유는 흰우유값 인상을 예고했다. 서울우유는 오는 24일부터 우유 출고가를 9.7% 올리기로 하고, 슈퍼마켓과 편의점에서 현재 2200원에 판매되는 1ℓ들이 흰 우유를 2400원 수준으로 200원 인상하는 안을 제시했다. 또 대형마트와 할인점에는 2150원에서 2350원에 판매할 것을 권고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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