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숟가락 놨다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중이던 '플래그쉽 한식당' 프로젝트가 결국 백지화됐다. 플래그쉽 한식당 사업은 한식세계화 사업의 일환으로, 뉴욕 등 세계 주요 거점 도시에 고급 한식당을 세워 한식세계화를 선도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20일 한식세계화를 주관하고 있는 한식재단(이사장 양일선)은 지난달 23일부터 이번달 13일까지 20일간 한국과 미국에서 '뉴욕 플래그쉽 한식당 개설·운영사업 민간사업자 공모'를 실시한 결과, "참여 의사를 밝힌 민간사업자가 단 한 곳도 없었다"고 밝혔다.
플래그쉽 한식당 프로젝트는 민간업체가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성격이기 때문에 민간업체 참여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정부의 사업 발표 후 1년이 넘도록 참여의사를 밝힌 민간업체가 나타나지 않음으로써 결국 백지화됐다.
한식재단은 플래그쉽 한식당 사업자 공모를 위해 지난달 28일 서울에서, 30일엔 미국 뉴욕에서 각각 사업설명회를 열었지만 공모기간 마감일까지 신청한 기업이 없었다.
한식세계화 사업의 주무 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는 초기비용(50억원)을 투자하고, 실제 한식당 관리·운영은 100억원 정도를 투자할 수 있는 전문업체에게 맡긴다는 계획이었다. 특히 이 사업은 올해 한식세계화 전체 예산 311억원 중 50억원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은 사업 중 하나였다.
민간업체들은 초기 투자자본이 너무 크고, 경기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선뜻 나서기가 힘들었다는 반응이다. 사업설명회에 참여했던 한 업체 관계자는 "아무리 정부가 지원한다지만 사업성이 불투명한 데 100억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한식세계화 사업은 지속적으로 추진하되, 플래그십 한식당 사업은 당분간 보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플래그쉽(Flagship) = 기함(旗艦)이라는 뜻으로 함대 편대에서 지휘관이 타고 있는 맨 앞에 있는 대표 선박을 일컫는다. 자동차업체마다 가장 크고 대표적인 모델을 플래그쉽 차량으로 호칭하듯, 정부가 한국 대표 한식당을 플래그쉽 한식당으로 명명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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