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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석, 박원순 때리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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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아나운서 비하발언'으로 한동안 정치권의 화제가 됐던 강용석 무소속 의원이 이번엔 박원순 야권단일 서울시장 후보의 저격수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강 의원은 지난해 여대생 앞에서 "아나운서가 되면 다줘야 하는 데 그럴 수 있겠느냐"는 아나운서 비하발언이 문제가 돼 올해 8월 국회 본회의에 제명안이 올라왔던 장본인이다. 소속 한나라당에선 출당조치 됐으나 국회의원 제명안은 결국 부결돼 국회의원 신분은 유지하고 있다.

국회 본회의 표결 당시 김형오 한나라당 의원은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 이 여인에게 돌을 던지라. 여러분은 강 의원에게 돌을 던질 수 있나요?"라며 강 의원을 막달라 마리아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랬던 강 의원이 서울시장 선거 국면에서 자신의 서울대 선배이자 참여연대에 함께 몸담고 있었던 박 후보에게 연이어 돌을 던지고 있어 주목된다. 일각에선 자신을 출당시킨 한나라당을 위해 '용병'을 자처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 의원의 박원순 흠집내기는 박원순 후보가 주도하고 있는 '아름다운 재단'의 대기업 후원을 문제삼는 것으로 시작됐다. 참여연대가 대기업을 공격하면 대기업이 '아름다운 재단'에 거액을 후원하고 일부 후원금을 박 후보가 유용했다는 주장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강 의원 자신도 지난 1998년부터 2003년까지 6년간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집행위원으로 활동하며 대기업 지배구조 개혁의 선봉에 섰다는 것.


이어 박원순 후보의 서울 법대 학력 표기를 문제삼아 박 후보의 학력 위조 의혹을 제기했다. 강 의원은 박 후보의 서울대 입학을 거론하며 '사회계열'임에도 일부 저서와 언론 보도에 '법대'로 돼있다고 주장했다. '서울대 문리대 사회계열 입학'을 '서울대 문리대 입학'이라고 쓴 것도 꼬집었다. 역시 자신의 서울대 선배이기도 한 박원순 후보를 겨냥한 것이다. 강 의원은 서울대 법대를 나왔다.


정치권에선 강용석 의원의 이같은 행보를 '포지셔닝 변화 전략'이라고 말한다. 아나운서 비하발언으로 각인돼 있는 자신의 이미지를 박 후보 저격수로 바꾸고자 하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더구나 상대방이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라는 점에서 자신의 국회의원직을 유지하게 해 준 한나라당에 대한 '보은'의 성격도 있다.


그러나 강 의원의 이같은 전략이 국민들에게 어떤 식으로 비춰질 지는 미지수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사실 여부를 떠나서 누가 메신저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국민들의 신뢰도가 결정된다"며 "저격수가 강 의원이라는 점 자체가 국민들에게 네거티브로 비춰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심나영 기자 s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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