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년된 상품중개 메이저, 지난해 연매출 540억 달러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최근 유럽의 비상장 기업 두 곳이 언론보도로 수면위로 떠올랐다. 상품 중개회사 루이드레퓌스와 에드몽 드 로스차일드 은행이 그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자에서 루이드레퓌스가 상장을 추진했으며, 로스차일드 은행이 사모펀드를 매각했다고 보도했다. 루이드레퓌스는 당장 상장은 하지않지만 상장을 준비중이며, 국부 펀드 등에 일부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FT는 전했다. 베일에 가려져 있던 알짜배기 비 상장사가 햇빛아래 그 일부를 드러냈다.
◆창사 160년의 루이드레퓌스=루이드레퓌스는 1851년 프랑스령 알라스 출신의 농부의 아들 레오폴 루이 드레퓌스가 설립한 회사다. 올해로 창업 160년이 됐다. 그는 알사스 농부한테서 밀을 사서 8마일 떨어진 스위스 바젤에 파는 것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교통망의 발달에 힘입어 1860년 프랑스와 독일에 사무실 망을 구성했고 1864년 본사를 스위스 취리히로 옮겨 국제 곡물거래를 시작했다.다뉴브 분지와 러시아에서 사서 서방 공업국에 팔았다. 1872년 프랑스와 프로이센 전쟁으로 알사스가 독일로 넘어가자 그는 프랑스로 귀화하고 1875년 전세계 회사 본사를 파리에 설치했다.
◆세계 4대 곡물메이저 루이 드레퓌스=루이드레퓌스의 비즈니스는 크게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 상품(commodities)과 에너지, 부동산이 그것이다.
루이드레퓌스는 세계 농작물 중개분야에서 미국의 아처대니얼스미들랜드,카길과 벙기 등과 경쟁하는 주요 기업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세계에서 쌀과 면화,오렌지주스,커피,구리와 아연 등 비철금속과 우유, 비료,설탕과 에타놀 등 다종 다양한 상품(원자재)을 생산,저장,가공,판매하는 중개회사이다.
루이드레퓌스는 아르헨티나에서 밀과 옥수수를 수출하는 최대 수출업체이며, 미국 오레곤주 포틀랜드에 수출시설을, 워싱턴주 윈더스트에 밀 하역시설인 리버엘리베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드레퓌스는 미국산 밀을 아시아에 수출하기위해 2001년 카길과 합작회사를 설립해 10년간 운영하다 지난 7월 결별했다.
지난 8월에는 러시아산 밀 6만t을 t당 261.94 달러에 이집트에 팔기도 했다.
아울러 북미지역에서 천연가스와 석유화학제품의 판매,중개,저장과 전력 판매까지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그룹 산하 부동산 회사는 상업용 건물과 리조트 호텔의 인수,개발,관리를 전담한다
루이드레퓌스는 홈페이지에서 “전세계에서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으며, 가치사슬(value chain)을 따라 회사의 입지를 확보하고 보호하는 데 특별하게 초점을 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루이드레퓌스는 전세계 55개국에 성수기에는 3만4000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다.
드레퓌스는 최근에서야 금융실적과 관련한 비밀의 베일을 걷어올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460억 달러의 매출에 10억 달러 이상의 순익을 올렸다.주가 순익비율은 경쟁사와 비슷한 7~12배이다. 또 2007년부터 2010년까지 평균 30%의 자기자본이익률(ROE)를 거뒀다고 밝혔다.
◆드레퓌스가문이 지배하는 비상장회사=루이드레퓌스그룹은 드레퓌스가문이 멤버인 지주회사가 소유한 비상장 회사다.
이 지주회사는 고 로베르 루이 드레퓌스가 자기지분 59%를 맡겨 설립한 신탁회사(80%)와 종업원(20%)이 지분의 61%를 갖고 지배한다.
지주회사는 로베르 드레퓌스의 미망인인 마르가리타 루이 드레퓌스가 회장이 다수지분을 갖고 있고 나머지 3명은 소수 주주다. 드레퓌스 가문은 신탁회사와 지주회사를 통해 드레퓌스 그룹을 지배하고 있는 셈이다.
마가리타는 현재 그룹회장이다. 그녀는 프랑스 마르세이유 축구단의 구단주이기도 하다.
◆상장이냐 개인 투자유치냐 갈림길의 드레퓌스=FT와 로이터통신은 17일과 18일 드레퓌스가 상장을 추진했지만 여의치 않다고 보도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상장을 포기지 않았으며, 그것이 안될 경우를 대비해 자본확충을 추진하고 있다고 이들은 전했다.
이는 로버트 드레퓌스가 상속자들은 2012년부터 소수주주들의 주식을 사들일 것이라는 유언을 남긴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루이드레퓌스는 그동안 고정자본을 확대하기를 원해왔다. 마가리타가 지난 3월 소수주주들과 주식시장 상장이나 개인 합병, 미래 사업을 위한 개인투자자 유치 등을 위한 협의를 벌이고 있다고 확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루이드레퓌스는 세계 최대 상품 중개회사 글렌코어나 덩치가 작은 싱가포르의 올람인터내셔널과 합병을 추진하다 포기하고 상장을 통한 자본확충 쪽으로 선회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최근 금융시장이 요동치는데다 글렌코어가 상장후 주가가 하락한 사례를 감안해 당장 상장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판단된다.
로이터통신은 다른 소식통을 인용해 상장보다는 개인 투자자 모집이 유력하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드레퓌스는 지난 160년 동안 상장을 하지 않았으며, 따라서 주식보유 구조 변경을 위해 특별하게 정해놓은 시점도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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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소식통은 “이 그룹은 현금이 매우 풍부한 만큼 자금을 공급해야할 필요성은 적다”고 말했다.
드레퓌스는 지난 3월 19억2000만 달러에 액화천연가스(LNG) 저장과 운송 자산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해놓았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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