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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학자금 대출, 또 다른 위기 부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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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학자금 대출 1999년 800억弗→올해 5500억弗 급증

-美대학생도 "빚 때문에 죽겠소"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2006년 대학을 졸업한 애니 몬트레오네는 지난 5일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에 참여해 대학생들에 대한 부채 탕감을 요구하는 시민운동에 지지를 표시하며 서명했다. 그는 "대학 졸업자들에게 학자금 대출 비용 부담이 너무 크다"고 주장하며 "은행을 구제금융했던 정부가 왜 학자금을 빌린 대학생들을 구제금융하지 못 하느냐?"고 반문했다.

경기 침체로 일자리를 구하기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학자금 비용 부담도 늘어나면서 미국 대학생들이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17일 보도했다. FT는 일부 전문가들이 학자금 대출 연체 급증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위기를 연상시킨다며 향후 경제에 미칠 영향을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가 둔화되면서 미국 대학생의 학자금 대출이 급증하고 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1999년 800억달러에 불과했던 대학생 부채 규모는 올해 6월 기준으로 7배인 5500억달러로 늘었다.

하지만 20~24세 청년층의 실업률은 15%에 육박해 전체 실업률 9.1%를 크게 웃돌고 있다. 대학생들이 급증하는 부채를 갚을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대학생 학자금 연체율은 2003년 6.5%에 불과했으나 지난 6월에는 11.2%로 상승했다. 신용카드 연체율은 12.2%까지 높아졌다.


미 교육부는 대학생 부채 규모가 최대 8050억달러일 수 있다고 추산한 바 있으며 그 규모가 곧 1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규모가 2조5000억달러로 추산됐음을 감안하면 훨씬 적은 규모다.


하지만 주택담보 대출자들은 디폴트를 선언할 수 있지만 학생들은 학자금 대출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학자금 대출은 질병과 같은 예외적인 경우(undue hardship) 파산보호 법률이 적용되지 않으며 학자금 대출자들의 급료는 압수될 수 있다. 청년층의 소비 여력이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재정적자 감축에 나선 정부가 대학 지원을 줄이자 대학교는 수업료를 인상했으며 학생들의 학자금 부담은 더욱 커졌다.


특히 영리를 목적으로 한 대학교에서 학생들의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미 회계감사원(GAO) 보고서에 따르면 일부 영리 목적의 대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연방 정부에 학자금 대출 지원을 신청할 때 부정한 방법을 사용토록 유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1년 상반기에 학자금 대출은 여러 대출 부문 중에서도 유일하게 연체율이 올랐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다른 소비자 신용 부문과 달리 대학생 대출 부문은 일부 경제 회복기에도 불구하고 개선되는 흐름을 보여주지 못 했다며 대학생 대출 부문이 여전히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학자금 대출 문제가 서브프라임 모기지처럼 경제위기로 번지지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대학생 대출은 역사적으로 항상 신용 문제를 내포하고 있었으며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운동가들은 정부와 은행들이 학생 대출을 탕감해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융권의 과도한 탐욕을 비난하고 있는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대도 학생 대출 탕감 의견을 지지하고 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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