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표 총장 사퇴는 “학교 발전 이룬 뒤”로 못 박아…3년 임기 채울 수도 있음을 의미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올 초부터 4월까지 학생 4명의 잇따른 자살은 KAIST는 물론 우리나라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사태해결에만 7개월이 걸렸다.
KAIST는 국내에서의 학교위상이 많이 흔들렸다. ‘개혁 전도사’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강한 소신과 특유의 업무추진력을 인정받던 서남표 총장도 개혁을 뒤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 KAIST 학내 사태 어떻게 잰행 돼왔나=KAIST 혼란은 학생 4명의 자살로 비롯됐다. 자살의 사정은 조금씩 다르지만 자살사태 원인이 차등수업료 등 각종 학제를 도입·운영한 총장에게 1차적 책임이 돌아갔다.
학생과 교수들은 총회를 열고 서 총장의 개혁중단을 요구했다. 교수협의회는 서 총장에게 ‘KAIST 혁신비상위원회’ 구성을 요구하고 나섰다.
서 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부터 계획된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학생·교수들과의 소통에 올인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혁신비상위 구성을 받아들였다.
15일 혁신비상위원회가 ▲보직 교수 5명 ▲교수협의회 지명 5명 ▲학생 대표 3명으로 꾸려졌고 순차적으로 개혁안을 발표했다.
차등수업료 폐지, 영어의무수업 변경 등 학생 자살 원인들이 개혁안으로 발표 되며 학내혼란과 언론관심도 잦아들었다.
그러나 교수협의회와 서 총장의 갈등의 골은 더 깊어만 갔다. 서 총장이 이사회 승인을 이유로 혁신비상위에서 발표한 개선안을 바로 시행하지 않아서였다.
이 갈등은 7월15일 혁신비상위원회 26개 의결사항이 확정·발표될 때까지 이어졌다.
이 또한 서 총장이 말과 다르게 소통하지 않는다는 비판으로 이어졌고 교수협의회로부터 불통의 문제로 서 총장이 ‘퇴진 요구’를 받게 됐다.
8월25일 열린 임시이사회에선 26개 의결사항 중 대학평의회 구성, 이사 선임절차 개선, 명예박사학위 수여기준 제정 등 3개 안건은 차기이사회(제211회 임시이사회)에서 논의키로 결정했다.
교수협의회와 학생들이 바라는 즉각 실시가 이뤄지지 않아 교협의 반발은 더 세졌다. 9월29일 교수협의회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혁신위 의결사항 빠른 이행 및 총장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결국 이달 12일 서 총장은 대학평의회 구성관련 혁신위원회 의결사항을 받아들이기로 발표했고 13일 전체 교수회의서 대학평의회 구성을 위한 선거관리본부장이 선출됐다.
◆서 총장 사퇴, 언제 하나=이 자리서 총장직에서 내려오는 것에 대해선 서 총장은 “가장 좋은 때 물러날 것”이라고 뜻을 밝혔다. 시기가 언제인가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약간 차이가 났다. 교수들은 사태해결 뒤를 의미 했고 학교는 지금은 아니란 말이다.
서 총장 임기는 3년 못미치게 남았다. 서 총장은 학교발전을 이뤘다고 생각할 때 물러날 것이라고 밝혀왔다. 임기를 마칠 수도, 그 전에 나갈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용훈 KAIST 교학부총장은 회의 뒤 “거취문제는 이사회가 결정하는 것이고 서 총장이 적당한 때 물러날 수 있다”고 말했다.
<2011년 KAIST 대학평의회 일지>
1~4월 학생사고 4명
4월14일 KAIST 혁신비상위원회 발족을 위한 총장과 교수협의회 간 합의
4월15일 혁신비상위원회 구성(보직교수 5명, 교수협의회 지명 5명, 학생대표 3명)
4월19일 제1회 혁신비상위원회~
7월14일 제26회 혁신비상위원회 개최
7월15일 혁신비상위원회 26개 의결사항 확정
8월25일 제210회 임시이사회
학교쪽, 혁신위 26개 의결사항 보고
대학평의회 구성, 이사 선임절차 개선, 명예박사학위 수여 기준 제정 등 3개 안건은 차기이사회(제211회 임시이사회)에서 논의키로 결정.
9월5일 전체 교수회의 개최(혁신위 의결사항 진행경과 보고)
9월29일 교수협의회 설문조사 결과 발표
혁신위 의결사항 조기이행 총장 퇴진 요구
10월12일 학교쪽, 대학평의회 구성관련 혁신위 의결사항 수용키로 발표
10월 13일 전체 교수회의, 대학평의회 구성을 위한 선거관리본부장 선출
(기계공학과 박윤식 교수)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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