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금랭킹 1위 도널드와 불과 7만 달러 차, 이 대회 '톱 15' 진입으로 '역전 가능'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바람의 사나이' 웹 심슨(미국ㆍ사진)이 드디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상금왕'에 욕심을 내기 시작했다.
심슨은 오늘 밤(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시아일랜드의 시사이드코스에서 개막하는 '가을시리즈 3차전' 맥글래드리클래식(총상금 400만 달러)에 출사표를 던졌다. 가을시리즈가 사실상 하위랭커들이 내년도 'PGA투어 카드'를 확보하기 위해 마지막 혈투를 벌이는 대회라는 점에서 다소 의아한 대목이다.
심슨에게는 그러나 사연이 있다. 바로 아놀드파머 트로피, '상금왕' 때문이다. 현재 상금랭킹 2위(577만 달러)로 1위 루크 도널드(잉글랜드ㆍ584만 달러)와는 불과 7만 달러 차이다. 이번 대회에서 공동 15위 이내에만 진입해도 역전이 가능한 액수다.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올 시즌 유일한 3승 챔프가 되면 상금왕은 물론 '올해의 선수'까지 기대할 수 있다.
심슨이 바로 바람 때문에 수없이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던 선수다. 2009년 밥호프클래식 최종일 11번홀에서는 셋업한 순간 바람에 볼이 흔들리면서 1벌타를 받아 공동 5위로 순위가 뚝 떨어졌고, 지난 5월 취리히클래식 최종 4라운드 15번홀에서는 1타 차 선두를 달리다 벌타로 인해 버바 왓슨(미국)과 동타가 되면서 연장전에 끌려들어가 생애 첫 우승을 놓쳤다.
하지만 정규리그 최종전인 윈덤챔피언십과 '플레이오프 2차전' 도이체방크 등 시즌 막판 순식간에 2승을 수확해 페덱스컵 포인트 랭킹 1위가 되는 등 한꺼번에 충분한 보상을 받았다. 가장 유리한 자리에서 투어챔피언십에 출장했지만 30명 가운데 22위에 그쳐 오히려 '1000만 달러의 잭팟'을 놓친 게 아쉽게 됐다.
심슨 역시 "골프는 언제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는 게임"이라면서 "상금왕에게 주는 5년간의 투어카드도 중요하다"고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어느 대회든 최선을 다해 우승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각오를 새롭게 했다. PGA투어에서도 '우승후보 1순위'로 지목하고 있다.
심슨의 등장으로 도널드의 다음 대회 출전 여부도 관심사가 됐다. 유러피언(EPGA)투어에서는 이미 상금왕을 확정해 사상 최초의 미국과 유럽 '양대 리그 상금왕'이라는 진기록에 도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내의 출산 준비 등으로 아직은 대서양을 건널 계획이 없지만 심슨의 도전에 '가을시리즈 최종전'인 칠드런스미러클네트워크(총상금 470만 달러)에 나올 확률이 높아졌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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