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中企 상생 나섰다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 국무원이 신용경색으로 무너지고 있는 중소기업들을 위한 지원책을 마련했다. '긴축' 통화정책을 통해 시중 유동성은 죄고 있지만 중국 경제성장의 근간이 되는 중소기업들은 살리고 보겠다는 것이다.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 13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12일(현지시간) 은행권의 대출 지원, 법인세율 인하 등을 골자로 하는 중소기업 지원안을 발표했다. 지난주 국경절 연휴에 원자바오 총리가 중소기업의 줄도산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저장성 원저우 지역을 찾아 중소기업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한 것에 따른 후속조치다.
국무원은 성명에서 "많은 중소기업들이 경영난에 직면했으며 높은 세금에 대한 부담과 자금 조달의 어려움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어 정부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우선 은행권이 중소기업 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중소은행의 지급준비율을 계속 낮게 유지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현재 중국의 대형 상업은행 지급준비율은 21.5% 수준이지만, 중소기업 대출 창구 역할을 하는 중소은행의 지준율은 19.5% 혹은 그 이하다.
일정 기준에 해당하는 중소기업은 향후 3년 동안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 인지세를 면제 받을 수 있으며 상업은행은 기업에 대한 펀드 운용 수수료, 컨설팅 수수료 등 각종 수수료를 청구할 수 없게 된다.
또 중소기업들이 은행 외 창구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채권 발행을 지원하고 기업 부가가치세 부과 대상 기준을 상향 조정하고 법인세율을 인하해 자금난에 처한 중소기업의 세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기업의 이자 부담을 높이고 금융시스템의 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사금융 불법 대출에 대해서는 감시·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베이징 소재 중앙재경대학의 궈톈용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조치는 중국 정부가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긴축 통화정책 방향을 전환하는 대신 신용경색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분만 겨냥해 자금줄을 풀어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HSBC의 마샤오핑 이코노미스트도 "이번 조치를 중국 정부의 통화정책 변화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중기 지원으로 기업들은 부담을 덜 수 있게 됐지만 중국 은행들의 고민이 만만찮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따라 은행권이 대출 규모를 늘렸지만 그 부작용으로 지금은 악성부채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 홍콩 지사의 산제이 제인 애널리스트는 12일자 보고서를 통해 "중국 은행권의 악성부채 규모가 자기자본의 60% 수준에 이르렀다"고 경고했다. 부동산개발업자와 지방정부가 부채를 상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몇 년 지난지 않아 은행권의 부실채권은 전체 대출액의 8~12% 수준에 달할 것"이라면서 "이로 인해 중국 은행권 자기자본의 40~60%가 악성부채 손실 규모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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