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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은 어디로 가나 - ③ MBN 편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49초

올 12월 개국을 앞둔 4개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중앙일보가 최대주주인 jTBC, 조선일보가 최대주주인 TV 조선과 동아일보가 최대주주인 채널A, 매일경제가 최대주주인 MBN 등은 현재 광고주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램 및 방송사의 전략을 공개하거나 드라마의 경우 이미 촬영에 돌입하기도 했다. 종편 개국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기대와 우려가 섞인 시선이 공존하는 것은 사실이다. 또한 종편 선정을 둘러싼 미디어법 개정 과정의 위법성은 지금도 논란이 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종편은 분명히 현실로 다가오고 있고, 이 채널들이 어떤 방향을 갖고 있는가에 대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특히 채널의 핵심 경쟁력인 드라마와 예능을 통해 각 종편의 전략을 짚어봤다. 또한 종편은 아니지만 케이블 업계의 최강자이자 최근 지상파 예능 PD를 대거 영입하며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는 CJ E&M의 전략도 함께 살펴봤다. 세 번째 순서는 MBN이다.


종편은 어디로 가나 - ③ MBN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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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가 최대주주인 MBN은 젊은 이미지를 확보할 수 있는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에 집중하고 있다. 다른 종편과 달리 개국 작품으로 시트콤을 2편이나 배치한 것도 이런 이유다. <뱀파이어 아이돌>은 신동엽과 김수미가 부부로 출연하며 뱀파이어별의 어리숙한 왕자가 지구에서 아이돌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시트콤으로, MBC <뉴 논스톱>의 이근욱 감독, <남자 셋 여자 셋>과 <세친구>의 이성은 작가와 SBS <순풍 산부인과>의 하철승 작가 등이 참여한다. 김소영 MBN 홍보PD는 “기존 MBN이 경제를 다루는 매체다 보니 남성층은 많이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드라마와 시트콤을 통해 너무 무겁지 않은 소재를 다루면서 젊은 시청자와 여성 시청자까지 공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독특한 세 남녀가 한집에 살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일상을 담은 <너 때문에 미쳐> 역시 한국판 <프렌즈>를 표방, “남녀 간의 친구 관계가 가능할까?”라는 소재를 다루며 젊은 세대들에게 다가간다는 전략이다.


종편은 어디로 가나 - ③ MBN 편

개국 예능 프로그램인 < The Duet >과 <개그슛>도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다. 음악 서바이벌 < The Duet >은 김형석, 유영석, 이트라이브, 용감한 형제, 신사동 호랭이, 김도훈 등 작곡가 및 프로듀서들이 배우와 가수들과 함께 무대를 꾸민다. 기존 노래를 바꿔 부르는 것이 아니라 유명 작곡가와 다른 출연자가 한 팀을 이뤄 신곡을 발표하며 경연을 펼친다. 우승자를 뽑는 대신 MBC <우리들의 일밤> ‘나는 가수다’처럼 경연을 이어가는 형식이다. 아이돌 음악을 주로 다루는 프로듀서들이 대부분인 만큼 10대 뿐만 아니라 2,30대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전략이다. <개그슛>은 MBN이 종편 중 처음으로 공채를 통해 뽑은 개그맨과 기존 개그맨들이 출연, 정치와 사회 등에 대해 다루는 풍자 코미디 프로그램이다. “어려운 소재일 수 있지만 쉽고 재밌게 풀면서 20대부터 40대 시청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고 본다”는 김소영 MBN 홍보 PD 말은 MBN이 경제 매체라는 기존의 이미지를 예능과 드라마를 통해 부드럽게 바꾸려고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종편은 어디로 가나 - ③ MBN 편


또한 MBN은 평일 미니시리즈와 주말 드라마, 기존 지상파 공개 음악회와 비슷한 프로그램들도 기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부들을 대상으로 한 일일 종합매거진 프로그램과 토크쇼 등 지상파에서 오랫동안 인기를 끌고 있는 형식의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다른 종편과 비슷한 편성이지만, 여기에 시트콤과 젊은 층을 공략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좀 더 젊고 산뜻한 느낌의 색깔을 부여하려는 셈이다. 다른 종편과 달리 경제만을 다루던 일간지가 최대 주주인 MBN이 방송사로서는 새로운 이미지를 얻기 위한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대작들을 준비하는 다른 종편과 기존 지상파 사이에서 시트콤과 예능 프로그램만으로 어느 정도의 관심을 얻을지는 미지수다. 그만큼 타사 시트콤이나 예능 프로그램과 다른 색깔을 내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MBN은 경제라는 영역을 넘어 보다 많은 사람을 흡수할 수 있을까.


10 아시아 글. 한여울 기자 sixteen@
10 아시아 사진. 채기원 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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