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거래일 동안 30% 급등.. 단기실적 감소 신중론도
[아시아경제 정호창 기자]LG전자가 최근 4세대(4G) 이동통신 서비스 시작을 호재로 증시에서 기지개를 펴고 있다. 롱텀에볼루션(LTE) 기술력에서 가장 앞서 있어 휴대폰 부문 재기에 대한 기대감과 저평가 매력이 더해진 결과다. 하지만 기대감 선반영에 대한 우려와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10일 증시에서 LG전자는 전날보다 2.57% 오른 7만5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6일 이후 10거래일 연속 상승으로 이 기간 동안 주가는 30.4% 올랐다. 올초 12만원대이던 주가가 5만원대 중반까지 반토막이 넘게 떨어져 저평가 매력이 커진 상황에서, 지난 5일 애플의 스티브 잡스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주가에 날개를 달았다.
하지만 최근 LG전자의 주가상승을 이끈 원동력은 LTE시대의 개막이다. 전세계 휴대폰 업체 중 LTE에 가장 많은 공을 들인 업체가 LG전자이므로, 이제 그간의 부진을 만회하고 반격을 노릴 수 있게 됐다는 논리다. LG전자는 2008년 세계 최초로 4G LTE칩을 개발했고, 현재 전세계 LTE 특허의 23%를 보유한 1위 업체로 평가받고 있다. LG전자의 LTE 특허 가치는 79억 달러로 추산된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북미에서 최초로 버라이즌이 LTE서비스를 상용화했고, 올해 9월부터 AT&T도 서비스를 시작했다"며 "내년부터 두 회사는 4G LTE 스마트폰을 공격적으로 론칭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에 따라 LG전자는 글로벌 LTE 스마트폰인 '옵티머스 LTE'를 출시했고, 내년 1분기부터 판매량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옵티머스 LTE 평균 판매가는 보급형 스마트폰보다 2배 이상 비싸기 때문에 휴대폰 사업부 흑자전환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LG전자의 목표가를 7만8000원에서 9만1000원으로 17% 상향했다.
반면 기대감은 유효하지만 최근 주가가 많이 오른만큼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지 않는 한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강윤흠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저평가된 주가를 감안하더라도 아직은 매력이 떨어진다"며 LG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을 '시장평균'으로 유지했다. 그는 "3분기 LG전자 휴대폰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은 -2.4%를 기록해 전분기 대비 0.7% 포인트 악화됐다"며 "당분간 LG전자의 휴대폰 부문 수익성은 회복되더라도 낮은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민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도 "내년 실적 개선 기대감이 유효한 가운데 저평가 매력 부각 등 호재에 민감할 수 있는 시점이나, 여전히 단기 실적 변동성을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3분기 수익성 감소 폭이 예상보다 커질 것으로 보이며, 4분기 영업실적도 수요 위축 속에서 재고 감축을 위한 가격 인하와 판촉 활동으로 인한 비용증가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정호창 기자 ho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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