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미국 뉴욕주식시장 주요 지수가 30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예상을 밑돈 중국 제조업지수와 독일 소매판매 감소에 미국 소비지표까지 부진하면서 세계 경제 둔화 우려가 커졌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16%(240.60포인트) 하락한 1만913.38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50%(28.98포인트) 내린 1131.42에, 나스닥지수는 2.63%(65.36포인트) 떨어진 2415.40을 기록했다.
뉴욕증시 지수는 6월부터 9월까지 3분기 동안 14% 추락해 2008년 12월 이후 최대 분기간 낙폭을 기록했다. 연초대비로는 10%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가 3.9% 하락했고 JP모간도 4.1% 하락했다. 미국 최대 메모리칩 제조사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14% 급락했고 잉거솔도 12% 내렸다.
◆ 美·中·獨 지표부진에 세계경제 둔화 우려 = 뉴욕 개장 전부터 아시아와 유럽의 지표가 부진했다. 이날 HSBC홀딩스가 발표한 중국의 9월 HSBC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 확정치는 8월과 같은 49.9를 기록했다. 3개월 연속 경기 확장·위축 경계선인 50을 밑돌아 제조업 경기에 대한 불안감을 키웠다.
또 독일의 8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2.9% 감소해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2007년 5월 이후 최대 낙폭이며 블룸버그통신 전문가들의 예상 감소폭 0.5%을 크게 빗나간 것이다. 독일의 소매판매는 7월만 해도 0.3% 증가했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유럽 부채 문제가 독일 소비자들의 소비심리까지 위축시킨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개장 전 발표된 미 상무부 발표 8월 개인소비지출은 전월에 비해 크게 둔화됐고 개인소득은 예상을 깨고 2년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경기 둔화로 미국 가계가 지출을 줄인 것으로 풀이됐다. 8월 개인소비지수는 0.2% 증가해 전달 0.7%(수정치)에 비해 증가폭이 크게 줄었고 같은달 개인소득지수는 0.1% 감소해 2009년 10월 이후 첫 감소를 기록했다.
미국 제조업 지표인 시카고 공급관리자협회(ISM)의 9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달 56.5에서 상승한 60.4를 기록했고 소비심리 지표인 톰슨로이터/미시간대 집계 9월 소비심리평가지수도 59.4를 기록해 전월 55.7에 비해 호전됐지만 ‘트리플 지표부진’ 악재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 세계경기 침체 ‘문턱’까지 왔다 = 존 캐리 파이어니어인베스트먼트 매니저는 “ ‘누적된 우려’가 주가지수를 끌어내렸다”면서 “뉴스가 호재와 악재가 엇갈리는 가운데 유로존 재정위기, 그리고 여전히 대립하는 워싱턴의 정치권에 대한 우려가 향후 경제전망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말했다. 라크쉬만 아추산 이코노믹사이클리서치 최고운영책임자는 “미국 경제가 새로운 침체에 접어들기 직전까지 왔다”고 말했다.
이날 제임스 불라드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저조한 성장세 때문에 미국 경제가 외부 충격에 취약해지고 있다”면서 “경기가 계속 악화될 경우 연방준비제도(FRB)는 적절한 대응을 위해 완화적 통화정책에 나설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 대응과 경기부양 사이에서 어떤 지점을 선택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면서 “전면적인 자산매입 정책 역시 잠재적으로 가능한 수단이며 충분한 검토 끝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오는 10월6일 베를린에서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함께 유로존 재정위기 해결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는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과 프랑수아 바로앙 프랑스 재무장관,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WB) 총재도 함께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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