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편입 비중 3년만에 최저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이달 들어 보수적인 자세를 더욱 강화, 주식편입 비중을 추가로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굴리는 국내 주식형펀드의 주식편입 비중은 지난 26일 현재 91.2%로 급락장을 맞았던 8월(92.4%)에 비해 1.2%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리먼브라더스 파산사태로 코스피가 800포인트대로 추락하던 무렵인 지난 2008년 10월24일(89.29%) 이후 최저치다. 지난 7월 95.2%에 달했던 주식비중은 앞서 지난달에도 2.8%포인트 축소됐었다.
바로 현금화하기 쉬운 유동성 자산의 비중은 계속 늘리는 추세다. 26일 현재 운용사들의 유동성 자산 비중은 7.7%로 전달(6.9%)에 비해 0.8%포인트 확대됐다. 지난 1월의 2.4%에 비해서는 5.3%포인트나 높은 수준이다.
주식편입 비중을 90% 아래로 낮추는 운용사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달 액티브펀드 순자산총액 300억원 이상 운용사(인덱스펀드 제외) 중 80%대의 주식비중을 가져갔던 곳은 4곳에 불과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10곳으로 불어났다.
국내 양대 운용사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주식비중을 낮추는데 적극적인 모습이다. 삼성자산운용의 주식비중은 8월말 91.3%에서 현재 88.5%로 2.8%p나 줄었다. 지난달 들어 주식비중을 90% 아래로 대폭 낮췄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은 86%로 2%p 더 축소했다. 메리츠운용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현재 주식편입비를 85%대까지 낮춘 상황이다.
주식시장에 대한 외국계 자산운용사의 눈높이는 더욱 빠르게 낮춰졌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지난달보다 주식편입비중을 9%p 남짓 하향조정했고, 프랭클린템플턴자산운용 역시 주식편입비를 7%p 가까이 줄였다.
삼성자산운용의 남동준 본부장은 "위기가 증폭되는 과정이고 그 과정에서 출렁이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주식비중을 축소하고 있으며 경기방어주 위주의 편입 전략을 취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운용사의 CIO(최고투자책임자) 역시 "시계 제로인 상황"이라며 "한 차례 더 고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주식편입비를 더 줄여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서소정 기자 ssj@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