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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가 가난하다고 동정표를 몰아주는 방송은 하지 않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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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톱밴드>에서 성장하는 밴드들의 모습만큼이나 흥미로운 건 코치들의 면면이다. 김도균과 신대철, 한상원 등 그 이름만으로도 아우라를 풍기는 코치들부터, 노브레인과 체리필터처럼 꾸준히 자신들만의 길을 닦아온 코치들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비록 뛰어난 “예능감각이 있는 게 아닌” 코치들이 대다수이지만, 이들이 음악과 밴드에 애정을 쏟아 붓는 모습은 <톱밴드>에 대한 신뢰감과 재미를 동시에 높이는 중요한 요소다. 이렇듯 프로그램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코치들 중 남궁연과 한상원, 노브레인, 체리필터가 <톱밴드>에 참여하면서 느낀 점들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쏠트송’ 송홍섭 심사위원장의 이야기도 함께 들을 수 있다.


“밴드가 가난하다고 동정표를 몰아주는 방송은 하지 않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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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연 “밴드들이 조금 더 건방져졌으면 좋겠다”
밴드가 하고 싶은 대로 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을 때는 코치가 욕을 먹지만 우리들 중 누구도 그것에 대해 반박하거나 해명하지 않는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이 그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신해철 씨의 경우에도 애정이 넘치다보니까 S1 탈락 후 무대에서 퇴장해버린 것이고, 홧김에 S1의 음반제작까지 맡게 됐다. 어떻게 보면 <톱밴드>로 거둔 좋은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웃음) 사실 동종업자인 선후배들에게 심사를 받는 건 정말 괴롭기도 하고 자존심이 상하기도 한다. 이제 방송이 네 번 남았는데 참다 참다 안 되면 생방송 중에 내가 심사위원에게 기타로 도전할 준비도 하고 있다. (웃음) 개인적으로는 8강에 오른 밴드들이 조금 더 건방져졌으면 좋겠다. 홍대나 주변에서 싼값에 부르는 공연에 응하지 않고, 우리는 <톱밴드> 출신이기 때문에 최소한 하루에 얼마 정도는 받아야 된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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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가 가난하다고 동정표를 몰아주는 방송은 하지 않았으면”

한상원 “밴드 음악은 반항적인 기운이 있어야 한다”
한 번은 밴드들에게 “프로는 자신이 뭘 모르는지 아는 사람이고, 아마추어는 자신이 모르는 것조차 아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사람이다”라는 이야기를 했다. 그것처럼 나 자신의 허상을 만들지 않아야 그들과 가까워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불화도 생기지만 밴드 음악은 반항적인 기운이 있어야 하고, 나 자체도 반항을 하는 근거지에서 자란 사람이기 때문에 이런 갈등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기타를 친 지 40년이 됐는데, 나는 원래 ‘내 음악을 들으려면 듣고 아님 말아라’는 생각을 가지고 음악 하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50세를 넘기면서 ‘조금 더 눈높이를 낮춰서라도 내가 느꼈던 음악의 좋은 부분을 많은 이들에게 보여주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사람들이밴드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밴드 음악을 하는 모두에게 충분히 행복감을 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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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가 가난하다고 동정표를 몰아주는 방송은 하지 않았으면”

노브레인 “가난해도 재미있으니까 음악을 하는 게 중요하다”
그동안 밴드에 열정이 있는 제작진은 많았는데, 시스템이 안 되니까 그냥 포기해왔던 것 같다. 악기도 다 세팅해야 하고, 여의치 않아서 MR로 하자고 하면 자존심 센 애들은 아예 하지 않으려 하고, 시간도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톱밴드>를 비롯해서 앞으로 밴드를 조명하게 될 다른 프로그램들이 이런 시스템 개발에 조금만 더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 한 가지 더 당부할 것은, 수익이 별로 없는 밴드들이 많은 건 사실이지만 그 부분을 너무 중점적으로 내보내지 않았으면 좋겠다. 가난해도 재미있으니까 음악을 하는 게 중요한 건데, 항상 가난한 것에만 초점을 맞춰서 방송한다. 가난한 걸 좋아하는 사람들은 더 이상 없다. 그런 걸로 동정표를 몰아주는 방송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밴드들은 굉장히 당당하고 멋진 사람들이니까. 또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아이씨사이다가 우승하게 해주세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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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가 가난하다고 동정표를 몰아주는 방송은 하지 않았으면”

체리필터 “밴드 음악을 친밀하게 느끼게 하는 것이 음악인으로서의 책임감”
방송 초반 아쉬웠던 점은 우리가 생각할 때는 밴드활동이 굉장히 재미있고 폼 나는 일인데, 방송에서는 굉장히 힘들고 가난하고 잘못하면 혼만 나는 일로 보이는 것이었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각 밴드들의 캐릭터가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좋아진 것 같다. 사실 우리는 음악을 시작하고 나서 대중문화의 메인필드 안에 들어가기 위해 굉장히 노력했다. 많은 사람들이 밴드 음악을 친밀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음악인으로서의 책임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톱밴드>를 하다보면 경연 때문에 밴드의 색깔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오기도 하지만, 우승이라는 목적 때문에 너무 과한 자기변신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24강 당시 맡고 있던 진수성찬, 이븐더스트, 2STAY, 블루니어마더에게 “방송이라고 흔들리지 말고, 어떤 음악을 하든 우리가 책임져 줄 테니 편하게 하라”고 이야기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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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가 가난하다고 동정표를 몰아주는 방송은 하지 않았으면”

송홍섭 “국내 음악이 세계 톱 주류 음악에 진입했으면 좋겠다”
밴드 음악이 낙후됐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그 책임은 나를 포함한 모든 밴드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스스로가 잘 하지 않으면 아무도 그 음악을 듣지 않는다는, 음악가로서의 의무감 같은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오로지 음악에서 느끼는 쾌감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 하지만 요즘에는 ‘최소한 공해는 되지 말아야겠다’는 정도의 의무감은 생겼다. 지금은 로컬 음악이 아닌, 세계의 주류 음악과 바로 경쟁해야 하는 시대다.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좋은 음악을 만드는 것이 음악 본연의 의무니까 그에 따라서 국내 음악이 자연스럽게 세계 톱 주류 음악에도 진입했으면 하는 순진한 바람이 있다. <톱밴드>에서 밴드들이 각종 미션을 통해 스스로를 다시 디자인하는 연습들을 해보고, 잘 변화해서 세계 주류 음악에 들어갈 수 있는 밴드들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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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황효진 기자 seventeen@
10 아시아 편집. 장경진 thre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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