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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치 않은 환율.. 1150원 훌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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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채지용 기자] 원달러 환율이 심상치 않다. 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탈리아 국가 신용등급까지 강등되는 등 유로존 위기에 대한 불안이 고조되면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된데 따라 원화 가치가 연일 큰 폭의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외환당국의 개입도 무용지물로 전락하는 등 외환위기의 전조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14일과 15일 이틀간 40원 가까이 폭등했던 원달러 환율은 잠시 숨을 돌리는가 싶더니 19일 다시 24.5원 급등세를 나타냈다. 이달 들어 무려 82.7원 상승이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오전 11시30분 현재 1150원을 훌쩍 넘어섰다. 당국의 달러매도 개입에 나선 것으로 추정되지만 환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날에도 당국은 수차례 미세조정(스무딩오퍼레이션)에 나섰지만 환율은 속수무책이었다. 시장 심리와 수급, 재료 등 모든 상황에서 달러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서울 외환시장은 유럽의 대책 마련에만 목을 매고 있다.


하지만 상황은 녹녹하지 않다. 지난 주말 유럽연합(EU) 재무장관회의가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난 가운데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기독교민주당이 베를린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서 그리스에 대한 지원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이에 따라 이번 주 만기되는 그리스 국채에 대한 유럽의 지원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결국 그리스가 디폴트 사태를 맞게 될 것이란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더해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이탈리아 국가 신용등급 하향조정은 '불난데 부채질하는 격'이 됐다.

이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리기는 하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제시한 경기부양책이 재원마련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지 못한 상황에서 시장 기대 이상의 회의결과가 도출되지 못한다면 환율이 또 다시 급격히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조재성 신한은행 연구원은 “역외 달러매수가 집중되는 가운데 환율은 고삐 풀린 망아지”라며 “유로존에서 특단의 대책을 내놓기 전까지는 환율 안정이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유로화가 급락하면서 외환보유고의 큰 폭 감소 우려도 나오는 등 외환위기 일보 직전의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8년 리먼 사태 당시 당국은 달러매도에 나섰으나 외화유동성 부족이라는 어려움을 겪었다. 당국이 적극적인 환율방어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 힘을 보태는 대목이다.


시중은행 외환딜러도 “유로존 불안심리가 여전하고 수급상 외국인들의 채권 매도로 인한 역송금 수요가 시장에 유입되는 점 등이 환율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최근 환율 상승장에서 수출업체들의 네고물량이 어느 정도 처리됐고, 또 수출업체들은 이제 급하게 서두를 필요가 없는 상황인 만큼 원달러 환율의 상승시도가 이어지면서 1170원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채지용 기자 jiyongch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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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지용 기자 jiyongch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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