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열 여사, 남편 김병호 서전농원 회장에 이어 KAIST에 50억원 부동산 기부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무엇이든 처음 시작하기가 어렵지 두 번째는 쉽습니다. 기부도 마찬가지예요. 작은 정성이 KAIST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부창부수(夫唱婦隨)라고 했다. 2009년 30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KAIST에 기부, 화제를 모았던 김병호 서전농원 회장에 이어 부인 김삼열 여사가 50억원 상당의 부동산(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조안리 소재)을 19일 KAIST 발전기금으로 내놨다.
KAIST에 내놨던 기존의 거액기부자나 그 가족이 재기부로 이같이 큰 금액을 내놓은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 여사는 “남편의 기부로 인해 올 5월 KAIST 안에 ‘김병호·김삼열 IT융합센터’가 기공하는 것을 보고는 나라발전을 위해 정말 큰일을 했구나 생각하게 됐다”며 “오래 전부터 내년 12월 IT융합센터가 완공되는 날 축사에서 추가로 기부 뜻을 밝힐 생각 중 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시라도 빨리 내놓아 KAIST가 유용하게 쓰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에 기부를 결심하게 됐다는 게 김삼열 여사의 설명이다.
김 여사는 “이번에 기부하는 부동산은 결혼 30주년 선물로 나중에 별장을 짓고 살면 좋겠다고 해서 소유하고 있던 것”이라며 “별장을 지어 개인이 소유하는 것도 좋겠지만 KAIST에 기부하면 여러 사람과 나눔의 기쁨을 함께 하며 훨씬 가치 있게 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마음을 정하게 됐다”고 기부를 결심한 배경을 밝혔다.
김 여사는 이어 “첫 번째 기부보다 더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며 “아들 부부에게 미안한 생각도 들었지만 나라발전은 물론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밤낮 애쓰고 있는 서남표 총장을 비롯한 KAIST 교수, 학생, 직원들을 떠올리고는 생각을 굳히게 됐다”고 덧붙였다.
남편인 김병호 회장도 기꺼이 김 여사의 뜻에 동조했다고 한다.
서남표 KAIST 총장은 “김 여사의 이번 기부는 점차 퍼져가고 있는 ‘기부 바이러스’ 확산에 새장을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며 “여사님의 뜻이 오래 기억될 수 있게 KAIST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곳에 귀하게 쓰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병호·김삼열 부부는 2009년 거액기부 후에도 틈틈이 2000여만원을 발전기금으로 KAIST에 전했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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